새해 벽두부터 때아닌 개헌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4년 연임 개헌'을 제안하였고 이에 대해 야당은 '정략적 발상...논의에 일절 불응'한다는 소식이다. 교총에서도 설문 조사를 하였는데 교원의 78.2%가 노 대통령이 제안한 ‘4년 연임 대통령 임기 개헌’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교닷컴 1.11자 보도)
노 대통령은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권한으로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것인데 헌법학자들은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 행사는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만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노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국민의 뜻'을 담았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국민이 판단하고 있으리라 보며 여기서 논하려 하지 않는다.
리포터는 이 논란과 와중에서 대통령과 정치권이 주고 받은 '말'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개헌 제안에 어느 대선 주자는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나는 나쁜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청와대 브리핑에는 '우리 역사에 나쁜 대통령' 글이 올랐고 여당도 이를 거들고 있다. 대선 주자 측은 "대통령 본연의 일이나 잘하라"고 반격해 '나쁜 대통령' 공방이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여기서 문득 학생 입장에서 '참 나쁜 선생님은 누구일까?'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학생의 언행이 잘못되어 선생님으로부터 꾸지람을 받을 때는 학생은 선생님의 지적을 달게 받았다. 고맙게 생각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곤 하였다. 때론 선생님의 꾸지람이 지나쳐도 잘못의 '자기 탓'을 하며 고개를 떨구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야단을 잘못치다간 선생님이 몰리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었다. 즉, 잘못된 언행만 가지고 나무라야지 그것과 연관지어 학생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부모님을 들먹이거나 가정교육 또는 조상을 입에 올리면 그 즉시 선생님은 수세에 몰린다는 것이다.
이 때부터 전세가 역전되어 선생님이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선생님의 잘못된 훈육방식을 물고 늘어져 본말이 전도되고 마는 것이다. 심지어는 학부모까지 학교에 찾아와 쌍심지를 켜는데 졸지에 교사는 죄인이 되고 마는 경우가 학교 현장에서는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교장과 교감은 말한다.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미워하고 나무라야지 사람을 미워해서는 아니된다"고. 그리고 "야단 칠 때는 잘못된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야지 부모를 끌어들인다거나 가정교육 운운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정치권의 공방을 보니 유치하기 그지 없다. 이것이 최고 지도자를 비롯한 우리 정치권의 수준이다. 이런 지도자를 국민들이 선택을 하였다. 그러니 국정의 수준, 정치권의 수준이 저급(低級)이고 멸렬(滅裂)하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않는다. 거듭된 실망만 안겨 준다. 국민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 지 그 마음을 읽지 않는다. 국민이야 어찌되든 말든 자기 속셈만 채우려 한다.
요즘 학생들은 인격을 무시 당하는 것을 제일 싫어 한다. 부모까지 싸잡아 공격 당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학생들로부터 '정말 나쁜 선생님'으로 지목 당한 선생님은 왕따를 당하게 마련이다. 학생들이 존경은 커녕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교육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2007년 지금 우리에게는 '국민의 뜻'을 외면하지 않고 자기 권한만 강조하지 않으며 권한 행사에 따른 잘못된 결과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학생과는 달리 국민은 표로써 지도자를 심판하는 것이다. 누가 '나쁜 대통령'인가는 지혜로운 국민이 판단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