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일부터 오는 1월 19일까지 3주 동안 한국교원대학교 종합연수원에서는 ‘전국 개방형자율학교 교원 임용전 직무연수’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 원묵고, 충북 청원고, 부산 부산남고, 전북 정읍고 등 지난 해 ‘개방형 자율학교’로 선정된 4개 학교의 1백2십여 명의 교직원이 한 자리에 모여 시범운영의 본래 취지대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함께 고민하며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본 리포터도 충북 청원고 초빙 교감 임용 예정 자격으로 이 연수에 참가하고 있다.
공교육 혁신을 위한 새로운 기치를 내걸고 출발한 개방형 자율학교가 입시기관으로 전락한 현 고교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받는 시점에 개설된 이번 연수는 전문가의 특강, 우수사례 발표, 워크숍 등을 통하여 각 학교에서 실제로 운영할 교육계획을 실제로 수립하고 있다. 크게 3단계로 편성된 연수 과정은 첫째, 전문과정으로 개방형자율학교의 비전, 특색 있는 교육과정 편성·운영, 교수-학습 방법 혁신, 인성교육 방안 등 개방형자율학교가 지향하는 전반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내용으로 편성되어 있다.
둘째, 교양과정에서는 미래 사회의 변화상과 학교의 혁신 방안 등을 중심으로 공교육이 변해야 하는 단위성을 인식하는 내용으로 짜여 있다. 그리고 셋째는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전인교육을 실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공교육이 지양하는 전국의 모델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토론하고 발전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간 우리의 중등교육은 세계가 인정하는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특히 고교교육은 평준화정책을 바탕으로 입시위주의 교육현실 때문에 지식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데는 한계를 보여 왔다. 이에 정부가 단위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고교체제를 다양화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특목고와 특성화고이다. 그러나 이들 학교들도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일류대학의 입시준비교육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 방안의 하나로 정부가 제안한 방안이 개방형 자율학교다.
앞으로 개방형자율학교’가 극복해야 할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진정으로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하는 문제다. ‘대학입시’라는 우리나라 학부모의 교육적 열망과 학벌주의가 만연된 사회에서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고교교육이 쉽지 않을 것이고, 잦은 입시제도의 변화도 학생과 학부모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둘째, 현 고교 평준화 체제 하에서 주어진 자율성과 책무성을 어떻게 발휘하여 ‘공교육을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학교 모델을 제시할 것인가’이다. 그동안 고교평준화 정책이야말로 수월성 교육을 가로막고 고교 교육의 하향평준화를 몰고 와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고 교육의 경쟁력이 약화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지적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공교육을 혁신하고 전인교육을 지향하기 위해 도입한 ‘개방형 자율학교’ 시스템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개방형 자율학교가 4년간의 시범학교 운영 기간 중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연구, 검토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교육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