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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교사도 이젠 정치력이 좌우하는 시대?

지난해 연말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원 승진규정안 새롭게 입법예고 했다. 이전과 달리 총 교육경력을 줄이고, 근평 기간을 10년으로 늘리고, 동료평가를 넣어 교장, 교감, 그리고 교사가 삼원일체가 되는 다면평가제를 도입했다. 그리고 여타 연구점수의 비중을 낮추는 등 대대적인 법 정비를 예고했다.

다른 점들은 이전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무엇보다는 총 경력기간을 줄이고 근평 기간을 종전의 2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겉으로 드러난 핵심은 교직에 젊음을 불어넣고 한편으로 2년이라는 짧은 근평 기간을 10년으로 늘려 승진을 위해서는 2년이 아닌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바쳐야 한다는 점에 있다.

교육현장을 지나치게 도외시한 일방적인 정책은 아닌지…

입법 예고가 있은 후 일선 학교 현장은 승진을 목전에 앞두고 있거나 혹은 몇 년 이후에 있을 승진에 힘을 쏟고 있는 선생님들의 불만 섞인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교원평가 뭐니 해서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러운 상황에 교육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승진 규정안이 입법예고 되고 나니 그야말로 불만의 소리가 끝이질 않았다.

“이거 도대체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일하는 이들은 도대체 교육현장을 알고나 일을 하는 건지…”
“그저 항간에 떠도는 소문만으로 교사들을 옥죄려는 심사지!”
“제대로 한 번 우리 교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무슨 법을 개정하든지 말든지 하지 이거 원 자기네들 마음대로야!”

일선 학교의 교사들은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벌여 놓은 여러 교육정책과 교원정책들에 대해 불만의 소리가 부쩍 고조되고 있다. 특히 교원평가와 더불어 일선 학교의 상황에 전혀 무시한 채 언론이나 일부 학부모들, 그리고 일선 정치인들의 이익에 영합하거나 혹은 그들의 눈치를 보면서 교육정책들을 꾸려 가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입법 예고된 승진 규정안도 마찬가지이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근평 기간으로 두어 교사들을 아예 승진에서 벌어지게 하려고 하는 것인지, 혹은 그런 긴 시간을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봐 가며 슬슬 기라는 식의 개정안인지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

차라리 우리 아이들에게 평가받는 것이…

먼저 이번 개정안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갑작스럽게 근무년수를 25년이라는 기간에서 20년으로 줄이는 바람에 생겨날 수 있는 승진자들의 병복현상, 그리고 무엇보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근평기간으로 둠으로 해서 교사들이 겪어야 하는 인간적인 어려움을 들 수 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아이들을 위해 주위의 눈치 보지 않고 10년 동안 정말로 열심히 한 사람이 승진자 대열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10년이라는 시간을 주위의 선생님, 그리고 교감, 교장의 눈치를 봐 가며 그네들의 기분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과연 이렇게 10년이라는 기간을 관리자에서부터 주위 선생님들의 눈치와 기분을 살펴가며 정말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신명나게 자신의 소신을 펼칠 수 있겠는가. 너무나도 교육현장을 모르고 벌인 모순과 불합리한 교육정책의 결과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근평기간 2년을 두고도 관리자의 눈치를 살펴가며 주위의 여러 선생님들에게 민폐 아닌 민폐를 끼치는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다. 자신의 승진을 위해 교사들이 원하지도 않는 일을 벌이거나 혹은 몇몇 승진자의 근평 점수 때문에 정작 열심히 일한 선생님들이 이동점수에서도 손해를 보는 경우를 허다하게 보아왔다.

이런 식으로 평가받는 것보다 차라리 우리 아이들에게 평가를 받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학교의 손님은 학생이고 학부모인데, 차리리 승진 때 우리 아이들에게 평가 점수를 받는 것이 더 정확하고 낫지 않을까!”
“맞아, 차라리 그 편이 나을 것 같구만.”

이제 교사도 처세에 능해야 살아 남을 수 있는 시대?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이번 교육인적자원부의 승진 규정 개정안의 입법 예고안을 두고 말들이 많다. 특히 승진을 눈 앞에 두고 있거나 혹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선생님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부터 무수하게 쏟아지는 교육정책으로 학교가 뒤숭숭한 마당에 이번 승진 규정안은 그야말로 교사들을 배제한 일방적인 정책지시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교사는 아이들 때문에 존재하는 것인데, 앞으로는 아이들은 제쳐두고 서로 눈치 보기 바쁠 것 같구만.”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젊은 선생님들은 아직 잘 모르시겠지만, 이번 승진 규정안 보면 10년이라는 기간을 근평기간에 넣어 교사들을 옥죄려고 하는 것 좀 봐요. 2년이라는 기간도 이 눈치 저 눈치 봐 가며 싸움이 일어나는 마당에…”

“그렇다면 앞으로 승진 때문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겠습니까?”
“뻔하지요, 좋은 근평을 받기 위해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로는 대부분 오지 않으려 할 것이고, 아이들 보다는 주위 교사나 관리자들에게 어떻게 보일까에 더 신경쓰는 풍토가 되지 않겠어요.”
“처세에 더 신경을…”

승진과는 담을 쌓고 오랜 시간을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오신 한 선생님의 눈에도 이번 승진 규정안은 학교 현장을 그야말로 아퀴다툼의 장으로 만들 소지가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교사가 승진에 목숨을 걸도록 환경이 조성된다면 이미 교육은 끝나고 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다 인정하는 교육자가 승진의 대열에 오르고 존경받는 그런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이 지당하지만, 새롭게 내놓은 이미 개정안은 그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그야말로 교사들의 치열한 경쟁 유도를 넘어서, 오히려 교육현장을 위한 승진을 위한 아퀴다툼을 장으로 변질시키지는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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