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시행될 새 교육과정의 틀을 짜는 과정에서 교과이기주의가 판을 치며 논란을 빚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학생들에게 먹일 식단을 짠다고 생각해 보자 모든 영양소가 중요하다고 많이만 먹이려고 욕심을 부리면 불필요한 영양소를 소화시키고 맛없는 영양소를 섭취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치고 말 것이다.
우리 고교생들은 과중한 수업에 짓눌려 있다고 한다.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공부에 염증을 느낄 것이고 정작 대학에 가서는 자유를 만끽하며 공부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끝없이 추락하고 말 것이다. 고교생 필수과목의 수가 미국. 영국의 두 배 이상이고, 연간 수업시간은 일본의 1.5배라고 하는데 여기다 필수과목을 늘리려는 교과 이기주의에만 매달려야 하겠는가?
새 교육과정은 주 5일제 수업에 맞추어야하고 통합형으로 가야한다. 우리 신체구조가 각 기관별로 별개가 아니듯이 교육과정도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고 상호 보완적이며 원만한 지성과 인성을 형성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는 필수과목으로 하고 필수과목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는 과목은 선택으로 하여 각자가 타고난 소질과 재능을 키워나가도록 도움을 주는 교육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국어는 필수가 되어야 하지만 외국어는 앞으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학생들이 선택하여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수학도 이과계열학생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문과나 예체능계열은 아주 기본적인 것만 공부하도록 하여 학습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한 시간의 수업이 한 가지 과목으로만 배우게 하지 말고 운동하며 노래도 부르고 쉬면서 그림도 그리거나 감상하는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며 학년이 올라가면서는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야 앞으로 건강하게 살아 갈 것이라는 생각이다.
교육과정 내용도 꼭 필요하며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지식이나 기능을 가르치도록 구성해야지 힘들여 배운 지식이나 기능이 몇 년 지나면 휴지통에 버려야하는 내용은 과감하게 배제시켜야 할 것이다.
신체에 비유하면 비만해진 우리교육과정을 가볍고 강건한 신체를 만드는 교육과정으로 개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기본적인 영양은 섭취하되 자기에게 필요하고 유익한 교육과정을 찾아서 선택적으로 신바람 나게 공부할 수 있는 건강한 식단으로 구성하려는 데서부터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가 행복하게 잘살려면 국가 경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지 않을까? 좋은 교육과정을 짜는데 지혜를 모야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