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오전 9시경 출근길에 모 라디오 방송국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듣고 있으니 일본 문부성에서 학생 처벌을 강화한다고 한다. 교내 폭력이나 수업 태도 등에서 지적되는 학생은 오후에 남겨서 학습을 시키거나 청소를 시키고 핸드폰을 압수하고 교실에서는 세워 놓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갈수록 태산이다”라는 말을 현재 한국 교육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핸드폰 소지를 미미하게 규제하고 있는 현재 학내 규칙으로는 핸드폰 소지에 대한 억제를 이끌어 낼 뾰쪽한 수는 없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첫째가 학생들의 핸드폰 소지요, 둘째가 처벌을 반성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어쩌다 걸렸구나 하는 생각이 주를 이룬다. 셋째는 세대간의 거리감을 인정하지 않는다. 넷째는 소속감에 대한 중요성보다는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를 더 중히 여긴다.
학생지도는 야누스의 두 얼굴로
학생 지도의 기본원리를 보면, 학생 개별화의 원리에 따라 지도하고, 자발성을 중시하고, 인격적인 존재로 지도하고, 적응성의 원리에 따라, 자율성의 원리에 따라 지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한다. 그에 따른 효율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지도의 계속성이 필요하고 과학적인 원리에 따라서 행하며 학습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이끌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민주적인 지도 방안은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과 내담자와 상담자 사이의 래포가 형성되어지도록 하는 조건도 또한 필요하다. 인간을 다루는 기술만큼 고도의 종합적인 테크닉이 필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감성과 감정의 조화, 성질과 성격의 조화, 지도와 지시의 산소 같은 뉘앙스의 조화가 필요한 것이 학생 지도다.
청소년기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으로 돌아가 그들과 이야기할 때 그들은 상담자를 대등의 관계로 생각하여 말문을 열고, 숨김없이 사사로운 일을 표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공존하게 해주는 가슴이 따뜻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부드러운 것만으로는 되는 것은 아니다. 지도자가 다수의 인간을 다루는 데는 인간의 감성의 흐름을 잘 읽어낼 때 지도력이 효과를 나타낼 수 있듯이. 상담도 내담자의 마음에 흐르는 미미한 흐름을 잘 읽어낼 때 상담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옛 날이라고 하여 학생을 다루기에 편했고, 오늘날이기에 학생을 다루기 어려웠다는 생각은 오늘의 입장에서 학생을 보는 눈이 더 필요함을 확보학지 못한 데서 오는 자기합리화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구세대들이 보는 신세대들의 흐름은 구세대와 비교해 보았을 때와는 차이가 있다. 이것을 수용하려는 구세대들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교육의 흐름이 너무 빠르게 변화를 추구하다 보니 그것을 받아들여 대비하자고 하니 벌써 또 다른 과제가 앞을 막아서게 되어 구세대들로서는 신세대들의 빠른 흐름을 찾아내어 지도하는 데는 항시 한 발 늦다는 것도 한번은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
이번 2007학년도 대학 정시 모집 면접시험에서 모 대학의 면접관은 현재 구세대들은 들을 수 없고 신세대들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가 생겨나 수업 시간에 학생이 그 주파수를 이용해 핸드폰으로 놀이를 하다가 교사에게 지적되었다 하자, 본인이 교사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처럼 시대를 모르게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신구세대들의 의식의 차이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느냐가 학교 교육의 새로운 과제이기도 하다. 아무리 신구세대간의 갈등이 있다고 하여 신뢰회복이 중요하다 인간적인 관계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대의 흐름에 따르는 수요자의 생각을 캐치해 내지 않고서는 학생들의 지도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 지도는 전통과 현재라는 조화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듯이, 교사와 학생이 서로 간의 심적 래포를 형성해 가는 가운데서, 교사는 호랑이 같은 카리스마와 사슴의 부드러움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현장 학생 지도는 현장 관리자의 마인드로
지금의 학생 지도는 학생 개개인의 지도에 필요한 교육부의 마인드로 해결할 과제가 아닌 것 같다. 이제는 지역과 학교 그리고 학생회의 협의로 이루어 나가는 종합적인 네트 망을 구축해 나가는 학교 현장의 관리자의 몫이 아닌가 싶다. 학생 지도를 어떻게 하라 하는 식의 일방적인 지도는 이미 물 건너갔다. 단위 학교 중심의 학교, 지역 중심의 학교, 학생과 교사가 공유하는 학교 생활지도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교육 과제가 아닌가 한다. 교육을 교육적인 문제로 풀어가는 비법은 교육에 대한 새 마인드를 찾아내는 길 외 다른 길이 없다. 교육에는 한 가지 길만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각 단위 학교는 학교가 처한 현실을 바로 보고 진단하여 지역 교육에 어울리는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바른 생활 지도의 첩경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