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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무소신에 춤추는 교과서와 교육부

"어찌하여 교육부 하는 일은 그 모양 그 꼴인고?"

매일경제 2월 17일자 '교육부 무소신에 춤추는 경제교과서'를 보고 중얼거려 본 말이다. 기사 내용인즉, 교육부의 요청으로 전경련이 함께 고등학교 경제교과서를 만들었는데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반발하자 처음엔 표지에 '교육부' 이름을 빼달라더니 나중엔 아예 '교육부'와 '전경련' 둘 다 빼자는 것이다.

더 웃기는 것은 새로 디자인한 책은 앞표지 이름만 빠졌지 뒷장 안쪽에는 여전히 교육부와 전경련이 공동저작권자로 돼 있다는 것이다. 저작의 주체인 교육부가 처음엔 '눈 가리고 아웅'하더니 나중엔 '눈도 가리지 않고 아옹'하는 셈이라고 꼬집고 있다.

이게 교육부 돌아가는 실상이다. 새교과서의 세세한 내용에 대해선 논하려 하지 않는다. 좌파 성향의 교과서의 잘못을 깨닫고 새로운 교과서를 제작하려는 의도로 전경련과 양해각서를 체결, 비용부담을 반반씩하고 추진한 것까진 좋았다. 그런대로 교육부의 교육적 소신을 관철시키려는 것이다.



그래서 집필은 한국경제교육학회에 맡기고 교과서가 나오기 전 세 차례나 교육부와 전경련이 관련 내용을 검토ㆍ토론하고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검증과정으로 중립적인 경제학자들에게 이 책을 보여준 결과 오히려 "너무 밋밋하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시장경제를 주창하는 쪽에서 쓴 교과서치고는 너무 개성이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니 결국 `별것도 아닌` 경제 교과서가 되고 만 것이다. 이런 교과서를 만들어 내고 교과서 하나 지켜내지 못하는 교육부인 것이다.

함께 만들자고 할 때는 언제이고 내용도 밋밋하게 만들어 놓고 나중에 와서 책임을 면하려고 '교육부' 이름을 빼달라고 하는 처사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무소신, 무책임의 전형이 아닌지? 강자엔 약하고 약자엔 강한 교육부의 모습이 아닌지? 더 심하게 말하면 떼거리로 대드는 모단체엔 꼼짝 못하고 신사적으로 나가는 교총엔 큰소리 치는 교육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런 교과서를 왜 만드려 했을까? 전경련과 교육부가 기존 경제 교과서가 너무 어렵고 노동계를 대변하고 있어 학생은 물론 가르치는 교사들도 애를 먹고 있다는 `민원`에서 출발했다고 하는데 이쯤 되면 '교과서도 춤추고 교육부도 무소신에 춤추는 형국'이 되고 만 것이다. 소신도 없고 줏대도 없고 큰 목소리를 내는 쪽의 눈치를 보는 교육부가 처량하고 한심하기만 하다. 학생들은 경제교육마저 눈치를 보며 배워야 하는 것이다.

교육부, 언제나 정신 차릴까? '2007 교육부 업무 계획보고'는 재탕, 삼탕에 자화자찬 일색이라더니 이번 경제교과서 논란은 어떻게 변명하고 치장할까? 혹시 노동계의 항의가 줄기차고 더욱 거칠어지면 이렇게 답하지 않을까? 

"재계쪽 경제교과서 제작에 5천만원이 들어갔으니 노동계쪽 경제교과서에도 같은 예산을 투입하면 형평에 맞잖아요."

그렇게 되면 코드 정부의 방향인 평등, 복지와 들어맞는다. 무능한 아마추어 정부를 둔 덕분(?)에 국민의 세금만 축내야 할 판이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교육부의 업무처리가 미숙했다"고 말했지만 이번 사태는 "참여정부 하는 일이 으례 그 모양 그 꼴이지"하고 생각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래저래 국민만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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