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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행복한 학교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리포터는 요즘 원격교육연수원(http://teacher.credu.com)에서 실시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변화 관리'란 주제의 원격연수를 듣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학교에서 반강제적으로 신청을 독려한데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 이틀 강의 차시가 늘어날수록 학교 현장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문제제기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케 하였다.

그중에서도 제4차시 '변화지향의 리더십'에서 인터뷰어로 나온 경상남도 밀양의 무안중학교 이용훈 교장선생님의 말씀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학교는 모든 학교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면서 동시에 교육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는 학교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공동체의 신뢰가 필요한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1파운드의 이론보다 1온스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서양 속담처럼 실천 없는 이론은 생명이 없고 이론 없는 실천은 혼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께서는 실천이 무엇인가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 교장은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일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교장훈화를 아주 짧게 한다고 했다. 아무리 길어도 10초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개의 교장 선생님들이 훈화를 지나치게 길게 하는데 이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용훈 교장은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훈화를 끝낸다고 한다. 이렇게 훈화를 짧게 하는 이유는 당신이 말한 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 교장은 점심시간이 되면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전교생들에게 김치 배식을 하면서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사랑합니다."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학교 행정에 있어서도 가능하면 담당 선생님들께 대부분의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현장 교사들에게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교사들은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시간과 공간을 남으로부터 통제 받기 시작하면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금방 수동적인 사람으로 변하고 말기 때문에 일일이 간섭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선생님들에게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더 큰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선생님들께 권한을 위임하되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반드시 교장이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권한 위임과 더불어 행복한 학교 만들기의 첩경은 구태의연한 권위의식의 타파라고 했다. 이를 위해 무안중학교의 교장실은 언제나 열려있으며 누구든지 교장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당신께선 반드시 일어나서 공손하게 맞는다고 했다. 결재를 할 경우에는 항상 일어서서 결재한 뒤 결재판을 접어 두 손으로 드리면서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다는 것이다. 교장이라고 해서 거만하게 행동하면 오히려 존경받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란다. 아울러 권위의식을 파타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을 대할 때 평등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은 다른 사람한테 차별 받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학교에서의 리더십은 전체를 일사분란하게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중에서 단 한 사람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보살피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학교장은 구성원을 수단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동시에 학생이나 교직원들이 원하는 가치를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것을 통하여 단위학교의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을 수 있으며, 이렇게 모인 에너지를 가르치는 일에 집중한다면 훌륭한 교육적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학교를 엔돌핀이 가득한 행복의 공간으로 재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혁신은 무슨 거창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용훈 교장선생님처럼 아주 사소한 것, 즉 자신을 낮추는 열린 사고와 개방적 사고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소중한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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