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세계일보에서는 "학교 명예 훼손될라" 해결은 뒷전 ''쉬쉬''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내용은 학교폭력사건이 발생하면 학교명예훼손을 핑계로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피해학생들의 입단속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학교폭력사건이 발생할 경우 학교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학교의 대처능력이 과연 있는가에 대하여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하여 전혀 근거없다고 보지 않는다. 어느정도는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학교폭력발생으로인해 피해자와 학부모가 겪게되는 고충을 생각해 본다면 학교에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에대해서는 교사의 한사람으로 할 말이 없다. 어떤 이유로든 학교폭력은 정당화 될수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선학교에서도 세계일보의 지적처럼 적극적인 대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숨긴다고 해결될 문제는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을 학교의 책임으로만 볼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즉 현재의 교육행정구조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다. 일단 학교폭력사건이나 여타의 사안이 발생할 경우 그 결과가 잘 해결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학교의 명예훼손차원이 아니라 학교장과 교사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게 된다. 당연히 책임져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한 경우가 있다. 또한 외부로 사건이 알려질 경우 필요이상의 사안보고를 요구한다. 비슷한 보고를 관련기관에 계속해서 해야 한다. 결국은 학교의 명예훼손차원보다는 교원들에게 과중한 책임을 묻는 제도적인 부분이 더 문제를 키운다는 생각이다.
학교에서는 당연히 최선을 다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법적인 권한이 없는 것이 학교교원들이다. 아무런 권한없이 처리해야 하는데, 조사도중에 학생이나 학부모가 응하지 않으면 더이상 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 최소한의 법적인 권한이라도 주어진다면 좀더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해결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위원회 역시 권한이 많지 않다. 단순히 권고하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학교장이 위원장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세계일보에서 지적하고 있지만 그런것은 아니다. 학교장 책임하에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일 뿐이다.
교원들에게 최소한의 권한을 부여해 준다면 지금보다 문제해결이 쉽게 될 것이다. 또한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결정사항을 꼭 따르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 무조건 학교에서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난하기 보다는 학교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교원들이라면 가해자나 피해자나 모두 중요한 제자들이다. 따라서 무조건 경찰에 고발한다면 학교교육은 더이상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되도록이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더 커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노력에 가해학생이나 학부모가 적극 협조해 주어야 문제해결이 쉬운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소한의 권한을 학교에서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을 한후 그래도 문제가 지속되면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