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렵다"
'정말 어려운 게 교육'이라는 말로 98년부터 2년 간의 국회 교육위 경험을 표현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이 날 토론회 역시 '참 어렵게' 진행됐다. 교원정년 환원, 학교운영위 위상 제고 교장선출보직제 등과 관련된 질의, 답변과정에서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먼저 학교운영위 의결기구화 논란에 대해 노 후보가 "학교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가능하지 않느냐, 원하는 학교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방청석에서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군현 교총회장이 "재정적 권한을 갖는 주체일 때 의결기구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학운위에는 그런 권한이 없다"고 지적하자, 노 후보는 "선택하라는 것이지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못마땅하더라도 웃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며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항의했다.
교원정년 환원문제를 놓고도 미묘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유현의 경기 진건초 교사가 교원부족 사태에 대한 땜질식 처방을 비판하며 정년 환원 의사를 묻자, 노 후보는 "정년 단축은 시대의 요구였다. 교사 부족도 정년단축이 원인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교단을 떠난 교사가 많아서 그런 것 아닌가. 당분간 교원정년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며 정년환원 의지가 없음을 사실상 밝혔다.
'교장보직제 장점을 살리겠다'는 노 후보의 발언을 놓고도 충돌은 이어졌다. 홍성식 서울교대부속초 교장이 "도대체 교장보직제의 장점이 뭐냐"고 묻자, 노 후보는 "교원단체도 두 개인데 그 사이에서 표를 받아야 하는 처지를 좀 이해해 달라. 어려운 문제라 중간에 엉거주춤하게 걸쳐 본
거다"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실업고 대책에 대한 물음에 노 후보는 "내 최종학력이 실업고인 부산상고다. 나도 모교가 잘됐음 좋겠다. 대통령만 만들어 주시면 지금과는 다르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번엔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