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산을 오르는 길옆에
노란 들꽃창포가 세상 구경을 나온 듯 수줍은 모습으로 서 있더군요.
어찌나 귀엽던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따스한 봄날 탓인지 얼었던 동토를 뚫고
힘차게 솟아오르는 꽃창포 무더기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약동하는 봄을 실감할 수 있답니다.
솔잎의 일종인 '솔걸'을 뚫고 나오는 들꽃창포의 강인한 모습이랍니다.
산수유나무가 막 노란꽃을 터뜨리고 있네요.
'꽃은 나무에서 피고 그늘은 땅에서 진다'는 말이 있듯
부지런한 산수유나무가 한해의 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디가 소나무 군락이고, 어디가 산수유 군락인지 모르겠습니다.
겨우내 깡마른 소나무와 한껏 물이 오른 산수유나무가 뒤섞인 숲속은
환상적인 동화 속의 풍경을 연상시켰습니다.
냉이꽃이에요!
처음 본다는 사람도 많더군요.
저도 냉이꽃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새삼 감탄했답니다.
소탐산을 오르는 낮은 둔덕에 무더기로 피어있는 모습입니다.
군락의 넓이가 단독주택 안마당 정도 되려나?
농가 담장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막 피기 직전의 꽃봉오리들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활짝 핀 개나리 보다
피기 직전의 이런 미완성의 무렵이 더 아름답더군요.
소탐산의 진달래꽃이랍니다.
아직 만개한 것은 아니고 성질 급한 놈만 몇 송이 피었더군요.
옆에 보이는 푸른색 철망은 골프연습장 철망입니다.
봄에는 자연과 인공의 언밸런스 한 풍경마저 아름답습니다.
농가 밭두둑에 있는 살구나무인데
꽃이 오늘부터 피기 시작했나 봅니다.
아마 다음 주면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자작나무 새순인데, 꽃보다 아름답더군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세상의 먼지가 앉지 않아 반질반질 윤이났습니다.
거기에다 아침 이슬까지 살짝 맺혔는데 정말 숨막히게 신선했습니다.
찔레나무 새순이에요.
6, 7월쯤 되면 하얀 찔레꽃과 달착지근한 찔레순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찔레꽃을 생각하면 늘 아련한 고향이 생각납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어느새 중년이 되었군요.
등산로 한 귀퉁이에 핀 야생화인데, 이름을 모르겠어요.
씀바귀 같기도 하고....
이 꽃도 그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자운영 인줄 알았더니 자세히 보니 아닌 것 같습니다.
막 봉오리가 벌기 시작하는 도화꽃입니다.
면도날을 갖다대면 금방이라도 퍽! 하고 터져버릴 것 같죠?
겨우내 비닐하우스에 갇혀 있던 대파들이 봄나들이를 나왔더군요.
한겨울을 인내한 대파치곤 건강하고 씩씩해 보입니다.
황량한 들판에 유일하게 푸른빛을 띄고 있는 것은
봄마늘밭과 보리밭뿐입니다.
올 겨울이 유난히 길었던 탓인지 봄마늘의 초록 빛깔이 싱싱해 보였습니다.
제가 가끔 소탐산에 오르는 주요 등산로랍니다.
오늘따라 마침, 아침 햇살이 우거진 솔밭을 뚫고 들어와
등산로에 은은한 그림자까지 드리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