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이 부챗살처럼 퍼지던 토요일 오전, 리포터는 소탐산에 올랐습니다. 약동하는 봄의 풍경을 혼자보기가 아까워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우리 한교닷컴 독자여러분, 저와 함께 약동하는 새순의 향연을 맘껏 느껴보시죠.
오묘한 신의 조화! 나목(裸木)에서 연두색 새순이 돋는 것을 보면 세상은 섬뜩할 정도로 경이롭다.
시간이 흐를수록 새순은 연두색에서 점차 녹색으로 변해간다.
햇볕과 세파에 부대끼기 때문일 것이다.
능선의 바람이 솔가지를 건드리며 불고 있다.
봄비를 타고 오는 강한 바람결에 여린 새순이 추위를 피해 잠시 은신해 있는 모습이다.
선화후엽! 꽃은 지고 새잎이 피는 중이다.
오전의 햇살 사이로 연초록 진달래나무 잎새가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고 있다.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리다.
부지런한 새순들은 벌써 그늘을 드리울 정도로 무성하게 자랐다.
머리를 조금 돌리면 손톱 만한 작은 틈새 사이로 봄 하늘이 빠꼼하게 보인다.
이맘때쯤이면 각종 꽃망울 터지는 소리와 움돋는 소리에 그만 새벽잠을 설치기가 일쑤다.
숲 속에서 갑자기 꿩~ 꿩~ 하는 까투리를 찾는 장끼의 울음소리가 애절하다.
세상에 어린 것 치고 예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마는
춘삼월 호시절의 새순처럼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흔치 않다.
싱싱한 새순마다 마치 참기름을 칠한 듯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
묵정밭에는 하얀 냉이꽃이 지천으로 흐드러졌다.
마치 가을에 핀 메밀꽃 같다.
자운영을 보면 박완서의 '그 여자네 집'이 생각난다.
자운영의 꽃말은 '행복' 이다.
길섶에 함초롬히 핀 제비꽃이다.
오염에 약한 식물이라 요즘은 보기 힘든 꽃이다.
꽃말은 "제발 나를 생각해 주세요."이다.
등산로 바로 옆에 핀 민들레꽃이다.
호박벌 한 마리가 사진을 찍는 줄도 모르고 꿀 따기에 몰두해 있다.
싸리꽃이다. 아, 몇 년 만에 보는 꽃인지 모르겠다.
소탐산을 오르는 길은 늘 호젓하다.
막 새순이 돋기 시작하는 초목들은 한껏 물이 올라 있고,
어디서 불어오는 지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곳에선 진한 풀냄새가 춘정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