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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사 다면평가제에 즈음해서

 교육부 2007학년도 주요업무 내용에는 교원자격검정령을 ‘09년부터 교원양성, 연수기관에 대한 평가인증제(심사) 도입을 위한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한다고 돼 있다. 현재 일선학교의 교사 자격은 자격증제다. 그러나 이것도 자격기준제로 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대안이다.

지금까지 교원은 사범대에서나 비사범학과에서 이수해야 할 법정 교직 과목만 이수하면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었는데, 교원 자격 심사 제도가 부활되면 교사도 교단에서 도태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따라서 이번에 시행될 교사 다면평가제는 단순히 교사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시작이라고 보기보다는 교단에서 교사의 자격 기준을 정하는 척도로 가는 밑거름이 아닐까?

교사 평가 요소 다양한 객관성 있어야

교사 다면평가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관리자가 여러 교사들을 평하는데 연공서열주의 형식으로 행하여 왔던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평가 항목은 물론 객관성을 띤 평가가 관리자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근평이 공개되는 상황에서 단 몇 점이라도 피평가자의 입장에서는 승진할 기간이 임박하지 않더라도 근평이 연공서열식으로 매겨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 같다. 교사의 자격 평가제는 서서히 도입되려고 할 요즘, 먼 훗 날  교사 퇴출의 시기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때는 당연히 근평으로 연결될 소지도 있을 것이다. 또 성과급을 줄 때에도 이제는 근평으로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면평가제가 도입됨으로써 근평에 대한 새로운 불씨가 될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은 관리자가 근평을 함에 뚜렷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한 학교에 80명 정도 되는 교사가 있다고 가정해 볼 때, 그들에 대한 구체적인 근평 자료를 찾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해 관리자와 교원간의 보이지 않는 언쟁이 겉으로나 속으로나 일어날 소지가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다.

특수지역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의 점수가 시내에 근무하는 교사보다 근평에서 열등감을 갖게 된다면, 농어촌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다시 시내로 제 2의 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근평만을 위해 교사가 철새처럼 이동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근평을 객관적 기준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직도 농어촌 지역에는 나이 많은 교사들이 승진 점수를 받기 위해 한 학교에 집중되어 있는 곳도 많다. 단위학교 중심으로 학교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라, 대부분의 일반적인 업무를 일선 학교에 맡기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근평만은 단위학교의 관리자의 주관적인 판단에만 맡기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따라서 근평에 대한 기본적인 틀은 교육부를 비롯해 일선 교육청에서도 제시해 놓는 것이 논쟁의 소지를 줄일 것 같다.

제도의 성공은 집단간의 화합에서부터

교사다면평가제 도입에 즈음하여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바로 관리자와 교사, 교사와 교사간의 불화다. 서로가 서로를 질시하고 서로가 서로를 학연으로, 지연으로 맺어져 평가의 난맥상을 이끌어 갈 때에는 이 제도의 성공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관리자는 제도의 시행에 앞서 집단 내의 화합을 최우선으로 이끌어 내는 방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평가에 대한 또 다른 불씨가 행정소송까지 갈 소지를 안을 것이다. 이제는 교사 평가 일 년 일 년이 한 교사의 일생을 좌우할 소지가 있어 관리자나 평가자나 모두가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 풍토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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