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시행될 것이라는 수석교사제를 두고 일선 학교에서는 교사들의 뜨거운 감자로 회자되고 있다. 말도 많고 평도 많았던 이 제도를 9월부터 도입하려는 교육부의 적극적인 시도에 더욱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과연 교사의 자격을 어떻게 하여 뽑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물론 학력이 우수한 자를 무엇보다도 중시해야 할 것이며, 그에 따라 교직에 관한 투철한 정신과 현장 연구, 그리고 교직 경력을 참고할 것으로 생각된다.
수석교사제는 문이과 과목에 전문 장학 능력 돋보여야
연공서열식 승진제도의 맹점은 바로 교사에게 연구력을 소홀하게 한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 교사는 늘 연구하면서 가르치고 늘 상담하면서 관찰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교사가 이런 복무 자세를 간직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수석교사제로 가는 길목에서 꼭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 지식이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지식의 양을 처리하고 추리하고 평가해 내는 능력이 전문가에게 돋보여야 하는 것이다.
한 분야에 깊은 지식은 다른 분야의 깊이를 추리하는 척도가 되는 것이고, 이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판단력을 길러 주는 것이다. 그러기에 수석교사는 신언서판이라는 고사성어에도 있듯이, 미래를 내다보는 확고한 판단력을 갖추어야 한다. 바른 판단은 교육의 내용타당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고, 이것은 교사 사이에서 수석교사로서의 신뢰도를 드높이는 결과가 될 것이다.
다양한 과목에 다양한 장학능력을 길러 내기 위해서는 수석교사는 경험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하겠지만 장학 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수석교사가 잘못 이끌어 가는 장학은 학교 전체의 분위기를 망가뜨리는 결과뿐만 아니라, 수석 교사에 대한 타 교사들의 불만이 더욱 거세질 것이다. 수석교사라고 해서 만능 탤런트는 아니지만 최소한 문이과 교과목에 대한 장학 능력이 뛰어나야 할 것이다. 다양해지는 장학능력은 단순한 임상장학의 범위를 넘어서 예술장학에까지 장학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장학이요, 행할수록 조심스러워지는 장학이 학교 현장 교사에게는 교수-학습의 새로운 아이템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에서 교사들의 수업지도안은 전자식 노트북으로 바뀌어져 가고,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흥미 본위의 전개되는 수업을 원하고 있어, 알차면서 따뜻한 온실수업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현실 교사들의 마음은 수석 교사가 만들어 내는 전문 학습지도안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연공서열식 임명 수석교사제 경계되어야
9월부터 시험 시행된다고 하는 수석교사제는 미승진되고 있는 교사들을 위한 승진의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실력으로 선발되는 수석교사제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경력에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호흡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교사가 뽑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구점수가 많다고 하여 우수한 교사라고 할 수 없고, 학벌이 높다고 하여 고도의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구력이 높은 만큼 높은 예지력이 있는 것이고 학벌이 높음 만큼 전문가로서의 길을 똑바로 지켜가는 식견은 확실하게 살아 있기 마련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판단력이 높고 다양한 분야를 다양하게 지도할 줄 아는 교사가 수석교사가 될 수 있도록 간절하게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