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실시되는 62개 학교 교장공모제 시범학교 신청을 마감한 결과 272명이 응모하였다는데 189명이 교장자격이 없다고 하니 교장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얼마니 많은가 알 수 있으며 더 기가 찬 것은 그중 최소 16곳에는 자격증이 없는 교장이 임용될 것이라고 하는 대목이다.
62개 응모학교 중 최소한 25.8%는 무자격자가 교장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무자격교장을 더 뽑는다면 무자격교장의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니 국가의 장래를 책임질 학생교육을 책임질 막중한 자리에 무자격 교장에게 맡기는 무모하고 위험한 실험을 해도 되는 것인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현장경험을 쌓아 교감자격을 얻고 중간관리자 수업을 한 다음 교장자격을 받은 자에게 학교장에 임명하는 것은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쳐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을 부여한 사람에게 학생교육을 맡기는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교육을 유지 발전시켜온 기본 질서인데 이를 파괴하고 교사가 교감업무를 수행해보지도 않고 교장임무를 수행하는 것과 3년 이상의 관련교과 경력자에게 개방형공모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책임지게 하는 것은 학교교육의 질서파괴인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현장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에 교육의 질 또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본다.
초빙교장형인 울산 경의고교에는 지원자가 아예 없다는 것도 초빙교장공모의 맹점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본다. 교장자격증 소지자가 한 명도 지원하지 않은 내부형 14곳은 서울의 숭곡초, 경수중, 번동중, 광주의 극락초, 인천의 불은초, 강화여중, 강원의 원주지정중, 경기 의 조현초, 전북의 산외초, 전남의 구례문척초, 신안자은중, 완도청산중, 경남의 함안칠원초, 남해 설천중 등이라고 한다. 이중 전남 신안 자은중, 완도 청산중, 고흥봉래종고, 경남 설천중 등 4곳에는 교사들만 지원했다고 하니 그들이 교장이 되어 역할수행도 의문이 가지만 교감과 교원 그리고 학생학부모들이 얼마나 신뢰와 존경을 받을지 두고 볼 일이다.
시범실시라고는 하지만 62개교 중 4분의 1의 무자격 교장이 학교운영과 학생교육을 책임지게 될 것이 확실시 되는데 점점 확산되어 자격을 가진 교장보다 자격이 없는 교장이 더 많도록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고 교육계는 더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교육계 출신이 아닌 정치가 출신이 교육의 수장이 되어 3년이라는 정년단축을 단번에 단행하여 초등교사 부족으로 자격증은 있으되 몇 십 년 동안 학생교육을 떠났던 분들을 다시 교단에 세우는 큰 잘못을 저지른 실패의 경험도 있는데 한반의 담임교사의 영향은 한반으로 그치지만 무자격 교장은 단위학교의 학생은 물론 교직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보기에는 너무 위험한 실험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를 지켜보아야 하는 학교현장교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는 것을 헤아려야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