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에서는 연이어 일선 고교 내신 성적 50%까지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대학측에 요구하고 있다.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학교 내신 성적을 왜 대학측에서는 거부하는 것일까? 아마도 내신으로 선발된 신입생들의 성적이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학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다. 매스컴을 통해서 자주 보도되었듯이, 고교생들의 수학능력이 너무 뒤떨어져 대학에서 이들을 이끌고 수업을 진행해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대내외로 천명한 것이나 다름 없지 않을까?
고교 내신 평가 문항 인터넷 공개
교육부에서는 고교 내신 성적 산출 문항인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인터넷에 공개하여 학교의 내신 평가에 공신력을 높이려고 했지만, 그것이 뜻대로 잘 되어지지 않고 형식에 치우치는 한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취지로 본다면 당연히 인터넷을 통해 여러 사람들이 그 문항을 평가해 보고 각 문항이 일선 고교 수준의 정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 문항인지 아니면 일선 고교 학생들의 중간정도에서 평가할 수 있는 문항 이하인지 다각도로 검증하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무런 제도적 장치 없이 인터넷에 공개되는 문항들은 학원의 상업성을 더욱 높이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각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와 중간고사 기말고사 문항을 출력해 학원에 수강하는 일선 고교생들에게 자료로 제공하는 등 학원이 교묘하게 이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역기능을 초래하고 있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교 내신 제도를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길은 무엇보다도 고교생의 질 높은 수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7차 교육과정 개정에서도 수준별 방과후활동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심화보충 방과후활동이 강화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천차만별로 구성된 이질집단 구성원을 제 각각의 수준에 맞는 개별학습으로 이끌어 간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요구는 많고 수준은 부족하고 해야할 과제는 많은 것이 지금의 교육 현실인 것이다. 학생들의 개별학습에 필요한 절대적인 것은 교사의 전문성이요, 학교의 전문성이다. 특수학교를 많이 세운다고 하여 특수학교의 기능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면 학생들의 다양성 교육은 수박 겉 핥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열린 교육을 위해서 교사나 학생이 손잡고 나아가야 하는 것은 교실 수업 개선이다. 교실이 무너진다고 아우성 치고 있는 것도 이제는 무아지경에 빠진 것처럼 무감각화 돼 버리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교육의 기본 단위인 교실 수업이 흩어져버린다면 그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실에서 생활지도가 바르게 이루어지고 안정된 마음에서 수업이 잘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바로 새롭게 태어나는 교육이 되는 것이다. 교육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가까이에서 더욱 가까이 살펴보는 용의주도한 관찰력이 바로 학생과 교사간에 래포를 형성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교육의 정상으로 가는 출발점인 것이다.
내신 성적 바로 세우는 길은
내신 성적을 바로 잡아 공신력 있는 학교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1차적으로 교사의 강한 교육열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열등한 학생들의 집단이라고 해도 이끌어 갈려고 하는 강한 열정이 교사의 마음에 내재되어 있는 이상 교실의 붕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둘째는, 고교 내신을 무조건 50%까지 대학에서 반영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일선 고등학교 중, 도심지를 중심으로 고교 등급제 시험학교를 선정하여 교사초빙제와 교장 초빙제를 운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