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이 많아 A팀(사진 上)과 B팀(사진 下)으로 나눠 토론대회를 진행하는 모습>
2007년 서산시 중·고등학생 독서논술토론대회가 7월 20일 충청남도 서산교육청 소회의실에서 있었다. 각 학교에서 예선 대회를 거쳐 선발된 총 64명의 중고등학생들이 참가하여 논술과 토론 실력을 겨루었다.
오전에는 정해진 책을 읽고 그와 관련된 논술을 썼고, 오후에는 각자 팀을 이루어 읽은 책에 대한 토론을 펼쳤다. 서산시 소재 각 중·고등학교에서 말과 글을 가장 잘 하고 잘 쓴다는 학생들이 뽑혀온 자리이니 만큼 그 열기가 대단했다.
리포터는 중학교 A, B반의 독서토론회 과정을 심사했는데 하나같이 달변이었다. 말하는 방식과 수준이 웬만한 전문가를 뺨칠 정도로 유창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적당한 제스처(gesture)와 차분한 말투 사용도 아주 적절했다.
남녀 중학생 모두 32명이 두 팀으로 나눠 한 방에서 토론을 벌였는데, 언어 감각은 역시 여학생들이 우수했다. 중학생 팀의 경우 1위부터 3위까지 순위에 든 학생이 모두 여학생들이었다. 논거를 들이대며 조리 있게 설명하는 여학생들 앞에서 남학생들은 당황함 하다가 번번이 말문이 막히기 일쑤였다. 긴장도 남학생들이 더 많이 하는 것 같았다. '여성들과 말싸움하는 남자는 바보'라는 우스개 말이 있듯, 여학생들의 언어 감각은 역시 우수했다. 개중에는 들리지도 않게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작게 말하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리포터가 이번 토론대회 심사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인데, 우선 남으로부터 그 사람 참 말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좀 크다 싶을 정도의 목소리와 분명하고 정확한 발음,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과 시선처리, 상황에 어울리는 적절한 제스처, 침착하고 바른 자세 등이 필수 요소란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 이 정도만 지켜도 언변이 좋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겠다. 또한 평소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다. 두 시간이 넘도록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독서 경험이 일천한 아이들일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말이란 것은 아는 만큼 말하고 하는 만큼 늘기 때문이다. 옛말에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란 속담이 있는데, 이는 말주변이 없는 사람들이 꾸며낸 자기합리화의 변명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말하기는 역시 어렵다. 그것도 남들 앞에서 떨지 않고 조리 있게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화법(話法)'과 '화술(話術)'이란 학문이 따로 생기고 스피치 학원이 번성하는 이유일 것이다. 따라서 중학생 때부터 이런 토론 기회를 자주 갖고, 또 평소 아나운서들의 말투와 억양 등을 유심히 관찰하고 흉내를 내며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 달변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