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 대만연수 여행을 한후 중국대륙은 이번 여름방학에 처음 밟아봤다.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하여 세시간 정도 날아간 곳은 호남성 장사시에 있는 황화국제공항에 내렸는데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작았다. 내년에 개최되는 베이징 올림픽을 대비해서인지 옆에 장사기장 이라고 쓴 신축공항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여행은 어디로가느냐도 중요하고 흥밋거리가 되지만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여행의 즐거움이 달라진다. 그런데 이번 중국 여행은 자녀들이 보내주는 여행이어서 개별로 여행사 직원의 안내를 받고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일단 호남성의 장사공항에 도착하여 여행사 현지 가이드앞으로 모여드는 팀과 함께 5박6일을 여행하게 되는 것이었다. 같은 여행사 이지만 B팀이라는 것만 알고 15명이 일행이 되었다. 현지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우연히 충주에사는 친구 부부를 만나서 무척 반가웠다. 같은 여행사의 B팀이라고 하여 함께간 아내도 너무 좋아 하였다.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서호루”였는데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외형은 크나큰 궁전 같았고 3년전 부터 영업을 하고 있는데 한번에 식사할 수 있는 인원이 5천명이라고 하니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점심식탁에서 인사를 나눈 서울삼성동에 사신다는 5년정도 연배이신 장사장님 부부와 함께 친해져 여행이 더욱 재미있었다.
아는 사람도 없이 여행을 하게 될텐데 무슨 재미로 여행을 할까하는 생각에 안 오려고 했다며 우리를 만나 보니 잘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였다.
이번여행은 5박6일 일정으로 장사시에 있는 호남성 박물관(이창 무덤에서 나온 유물과 미이라와 관을 전시해 놓았음), 장개석장군이 쫒겨가며 불을 질렀다는 천심각을 보았다. 천심각 공원에는 호호백발의 노인들이 마작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장가계로 고속도로를 타고 4시간을 넘게 달려가 경호대주점이라는 호텔에 투숙하였다. 이튿날 백장협이라고 하는 협곡을 지나며 차창으로 아름다운 절경을 보며 보봉호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청주에서 여행온 친구를 만나서 함께 이야기를 하며 산길을 넘어서 내려갔더니 협곡을 막아서 만든 보봉호수가 너무 아름다웠다. 신의 손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절경을 바라보며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한바퀴 돌면서 관광을 하였다.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니 말레지아 사람이 비행기를 타고 둘러본후 현곡을 막아 호수를 만들었다고 한다. 관광객을 위해 아가씨 한명이 호숫가의 작은 배에서 노래를 부르더니 나올때는 청년이 노래를 불러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여행객에게도 노래를 부르도록 하여 주변경관에 대한 설명과 함께 흥을 돋워 주었다. 유람선에서 내려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은 기암절벽에 굽이 굽이 계단을 만들어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는 듯 짜릿함을 맛보았다. 바닥에 내려오니 야외 무대에선 민속공연을 하여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호수옆에 터널을 뚫어 인공폭포를 만들었는데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시원한 폭포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었다. 밤에는 수로를 닫고 아침에 관광객이 오면 물을 흘려 폭포가 된다고 한다.
천자산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랐는데 기암괴석의 옆을 지나면서 신이 만들어놓은 절경에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천자산 정상에서 버스로 이동하여 하룡공원에 다달았다. 하룡장군의 동상이 있고 관람 코스를 잘 만들어 놓았다. 기암절벽이 웅장하게 펼쳐진 산의 아름다움에 취해 사진을 찍느라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다시 제비집이나 달려 있을 법한 협곡에 굽이 굽이 만든 좁은 도로를 따라 이동하여 간 곳은 원가계라고 한다. 원씨의 씨족들이 많이 살았다고 하여 원가계라고 불린다고 한다. 천하의 절경위에서 협곡아래를 관람하는 이곳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관광이었다. 산도 아름답지만 그산의 절경을 구경하도록 계단과 길을 만들어 놓은 중국사람들의 기술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산위에서 백용엘리베이터를 타고 326m를 수직으로 내려오는데 150m는 굴속으로 내려와 마치 동굴을 구경하고 나오는 것처럼 출구로 나오니 다시 버스를 타는 주차장 이었다.
저녁을 일찍 먹고 용환극장 써커스를 구경하며 중국기예의 짜릿함에 손에 땀을 쥐게 하였다. 숙소는 경호대주점이라는 호텔에서 4박을 한다고 하는데 주점이라는 표현이 우리의 정서로 보면 술집으로 생각이 되어 우리나라의 옛주막처럼 술과 음식을 먹고 잠도자고가는 이름을 쓰고 있어 옛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중국의 독특한 전통을 볼 수 있었다. 주점이라는 간판을 걸었지만 시설만은 분명한 현대식 호텔이었다. 동남아나 중국여행을 할때 한번쯤은 받는 발맛사지를 받으니 피로가 싹가시는 느낌을 받았다. '여행은 색다른 체험과 볼거리, 먹거리 때문에 즐거움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