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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금초(禁草)와 벌초(伐草)에 대하여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이 열흘 정도 남았다. 리포터도 엊그제 일요일에 고향 금산에 벌초하러 다녀왔는데 평소에는 노인들만 드문드문 다니던 마을에 리포터처럼 벌초하러 온 사람들의 차들이 가득 찼다. 여기저기 산과 들에서 예초기 소리가 시끄러운 것이 추석이 가까이 왔음을 실감케 했었다.

비록 얼굴 한번 본적 없고 모신 적 없는 조상이지만 이렇게 조상님에 대한 존엄성과 관심도가 차츰 높아져가고 있는 현상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종교적 의미가 있나 없나를 떠나서 조상을 모시고, 부모형제에 대한 효와 우애를 나누는 행사는 세월을 떠나 항상 유지했으면 하는 미풍양속이다.

이렇게 추석 즈음에 하는 조상 묘에 대한 보살핌을 이르는 단어로 '벌초'와 '금초'라는 단어를 혼용해 쓰는데 정확한 뜻을 알고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해서 신문(대전일보, 2007.9.11. 기사참조)에 나왔던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해 본다.

‘금초(禁草)’란 원래 ‘금화벌초(禁火伐草)’의 준말로서, 무덤에 불조심하고 때맞추어 풀을 베어 잔디를 잘 가꾼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무덤에 불이 나게 되면 조상님에 대한 욕보임은 물론 그 후손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초등학교를 1시간 정도 산을 넘어 다녔는데 남의 묘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불을 내서 아버지께서 여물을 뿌리고 몰래 재를 지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금초는 꼭 추석명절이 아니더라도 손(損)이 없는 날을 택해 산소관리가 필요한 때를 가려 손질을 하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금초’라는 말은 중부 지방에서 흔히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이유는 고장마다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하나의 관습일 뿐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것 같다. 리포터도 금초라는 단어를 충청지역에서 쓰는 사투리인 줄 알고 있었다.

다음에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벌초(伐草)’는 무덤의 풀을 깎아 깨끗이 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즉, 봄과 여름철을 지나는 동안 선산에 잡풀들이 웃자라나서 매우 볼품없이 된 산소를 잘 가꾸어 놓아, 추석명절에 성묘를 드리기 위해 산소의 풀을 깎아 깨끗이 손질하는 일을 ‘벌초’라고 하는 것이 정설일 것이다. 어쨌든 정확한 뜻으로 본다면 추석 전에 무덤의 풀을 깎는 일을 ‘벌초’로, 한식(寒食) 때 하는 벌초는 ‘금초’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 말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금초는 양반가에서 쓰는 말이고, 벌초는 상민들이 쓰는 말이라고 하는데 이는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한다. 어쩌면 양반이 상민과 구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어낸 말일지는 모르겠다.

아울러 요즘 심심찮게 들려오는 소식이 벌초하다가 예초기 칼날이 부러져서 중상을 입거나 말벌에 쏘여 목숨을 잃는 경우도 생긴다니 조상 모시는 일도 중요하지만 자기 몸 건사하는 일도 중요하니 각별히 조심해야 겠다. 안전장구(보안경, 안전화, 모기약 등)를 챙겨 일을 해야 함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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