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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2002 대선 교육공약 진단> 고등교육 및 행재정 정책

이- 교육재정 "GDP 7%", 노-"GDP 6%"


*대학 자율화·특성화
이 후보는 '대학의 자유와 자치'를 보장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경쟁력의 토대로서 대학의 자유와 자치를 강조하고 있고, 선언적 의미로서 뿐 아니라 실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과제임을 밝히고 있다. 세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본 전제를 대학의 자유와 자치에 두고 있음은 대학의 정신과 본질을 중시한 것으로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자유와 자치를 보장하는 정책수단이 나타나 있지 않다.

노 후보는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자율과 다양성을 향한 교육'으로 설정하고 있다. 기본방향 설정에 있어서는 시의적절하다. 그러나 교육에 있어서 자치라는 개념만큼 모호한 것도 찾기 어렵다. 우리의 현실에서 자치의 의미를 무엇으로 보아야 하며, 각 당에서 보는 자치의 개념이 무엇인지가 모호하고, 따라서 구체적 실천 가능한 개념으로 재규정하는 작업이 요청된다. 또 이 후보는 전국을 권역별로 나누어 지방대학의 다양화, 특성화를 적극 유도하고 일류 대학을 육성한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노 후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으로 대학별 특성화를 유도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대학의 특성화를 강조해 제시하고 있다. 대학의 다양화와 특성화, 그리고 자율성 확대 등은 타당한 목표설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실천방안이 모호하다. 다분히 실천방안들이 합목적적이지 않으며, 공약실천 수단으로서 충분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대학 현장의 실정과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일관성 있고, 기존 정책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후속대책에 관한 고려가 있는지가 회의적이다.

정책수단으로서 실천방안은 충분한 연구와 심층적이고도 전문적인 사전 논의를 거치지 못한 채, 획기적인 개혁안을 제시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실천방안의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제시가 요구된다. 정책 공약의 특성상 구체성을 띠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특성화를 유도하는 방법론을 갖출 수 있어야 할 것이며, 대학 자치의 선언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실천수단도 아울러 갖출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국립대학 정책
이 후보는 국립대학에 대학회계를 도입, 재정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고, 노 후보는 국립대학 운영 및 지원체제 개편을 위한 대책으로 국립대학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령을 개정해 대학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대, 국립대학간 네트워크 체제 구축을 제시하고 있다.

국립대학의 특별회계제도 도입은 자율화 시대, 고등교육의 보편화 시대에, 국립대학의 자율적 조성 발전을 위하여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요소의 하나로 판단된다. 대학의 자율 책임운영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대학운영의 자율과 책무성 및 국립대학의 내적 효율성과 외적 생산성을 제고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후보의 공약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대학의 특별회계 도입에 따른 예상 문제들을 어떻게 대응하고 조치해 나간다는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예컨대, 기획예산처에서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부문 회계를 권한 위임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들을 어느 정도 확인하고 있는지, 또 그 예상문제에 대한 대응 조치 수단과 관련 시행조건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내다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노 후보의 경우에도 국립대학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구체적 실천수단은 밝히고 있지는 않다. 국립대학 발전을 위해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과 각 대학이 특성과 여건을 감안, 자체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을 구분해 실천 안을 마련함으로써 개별 국립대학의 자발적 개혁추진과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학입시 제도
이 후보의 경우, 2007년까지 대학입시의 완전자율화를 목표로 하고, 수능시험제도의 개선 즉 선택과목 수 확대, 복수 응시기회 제공 등을 제시하고 있다. 노 후보는 대학 자율에 따른 결정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학생선발방식과 시기, 정원을 대학에 자율적으로 결정, 학생의 대학선택 범위를 대폭 확대해 수시 복수지원이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하고, 수능시험제도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안을 내 놓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대학의 자율 확대를 설정하고 대학체제의 내실화를 기하는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의 발전을 위한 급선무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 입시의 완전 자율화', '대학자율에 따른 결정'은 매우 타당한 설정이다. 두 후보 모두 수능시험제도의 정체성을 언급하고 보완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매우 적절한 지적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향후 수능시험이 대입제도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고유의 본질적 기능을 갖고 흔들리지 않는 잣대가 될 수 있도록 평가 본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수능시험은 대입을 위한 참고자료로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대학별로 또는 개별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수능시험 점수 몇 점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는 분위기는
바뀌어야 한다.

*교육재정
두 후보 모두 교육발전을 위해서는 교육재정이 확충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 교육재정을 대폭 확충할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 학교시설·여건 개선, 교원보수 인상, 교원연수비 지원, 유아교육지원 확대, 5세 무상의무교육 실시 등에 대해서는 거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후보별 차별성이 있는 교육투자 소요 부문을 보면, 이 후보는 교육비지원쿠폰제 실시, 사립대학 운영비 국고지원 대폭 확대, 시간강사 처우 개선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노 후보는 저소득층 학비감면 및 장학금 확대, 지방대학 지원 특별회계제 도입, 학교화장실 개선 등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재정 목표치와 재정 추가확보 방안으로 보면, 두 후보 모두 GDP대비 일정 수준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와 재정확보방안은 차이가 있다. 이 후보는 7%(대학부문 1% 포함)를 목표치로 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율, 지자체 전입금부담률, 학교용지부담금 확보 등을 그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노 후보는 6%를 목표치로 하고, 경상비의 증액 외에 특별회계 도입을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두 후보가 제시하고 있는 목표치는 후보들이 제시하고 있는 교육재정추가요소를 감안해 볼 때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후보들이 제시하는 교육재정 소요 분야에 공통점이 많으나, 그 종류와 내용이 상대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소요 분야를 제시한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높은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고, 노 후보는 제시한 공약의 재정 소요량을 고려해 목표치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 후보들이 제시하고 있는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내 타 부처의 이해와 협조가 따라야한다. 따라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설득력이 중요하다. 아울러 추가부담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교육의 질적 수준과 만족도를 높여야 하고, 교육재정의 확충으로 인한 투자효과를 계속 평가하고 그 정보를 제공,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이 후보와 노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21세기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개혁국민회의'의 설치는 교육정책과 교육개혁이 교육부가 담당하기에는 너무나 막중한 과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정부 부처가 적극 지원함으로써 교육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적절한 방안이라 판단된다. 다만 그 기능과 성격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즉 권한을 집중시키고 권력을 행사한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기구가 활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교육지원을 결정하거나 교육재원을 확충하고 발굴하기 위한 범정부적 추진기구로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들 기구의 설치 배경과 접근 이념이 무엇인지 불분명한 현 시점에서 공약의 타당성과 실현가능성을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다른 권력기관으로부터 분리 독립 운영이 가능한 체제로서, 교육의 영향력을 보다 극대화하기 위한 기구로서 등장한 것인지를 검토·확인할 필요가 있다.

역대 정권의 교육개혁 관련 위원회는 수많은 교육개혁 방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기능보다는 형식적 기구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후보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주장하고 있으나, 기존 위원회들과 차별성이 있다는 전제 위에서, 실제로 설치·운영방식을 결정하고 합의하기란 매우 어려운 과제다. 국가교육위원회의 성격·권한과 위원 구성방식, 교육부 및 국회 교육위원회와의 역할 관계 등에 대해서는 어느 후보도 윤곽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 구체적인 설치 방안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부 개편
노 후보의 교육부 개혁을 포함한 교육행정의 분권화와 자율화 추진 구상은 교육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교육부 혁신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예상되는 문제와 쟁점은 무엇인지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교육부의 획일적 통제를 방지하기 위해 '교육부의 기능을 폐지'하는 방안만이 유일한 해답인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문들은 단순한 도식으로서의 공약 제시만으로 확인할 길이 없다. 불완전한 시장의 요구에 의해 빚어질 수 있는 연구와 교육의 왜곡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그리고 교육의 문제를 자율과 시장통제에 의해 해결하고자 할 때, 빚어질 수 있는 문제를 예상할 수 있고, 그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보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숙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교육부 기능이 쇄신되어야 한다는 구조적 변화에 대한 주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육부부터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교육부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교육부를 통하여 교육활동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조직을 바꾸고 새로운 기관을 신설하는 것으로 기능이 쇄신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변화되어야 하고 개념과 의식이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에 관심을 갖는 것 못지 않게 소프트웨어 개발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각 당 후보의 공약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되기를 기대한다.

*인적자원개발·직업교육 및 평생교육
국가 인적자원 개발은 21세기 인력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국가의 번영과 생존을 담보하는 핵심적 전략이자 과제다. 이 후보는 산업체 수요에 따른 직업교육 실시를 선언하고, 그에 따른 세부 정책으로 직장에서 필요로 하는 현장 중심의 맞춤형 실업교육 강화, 실업계 고교생의 장학금 수혜율을 확대하고 2007년까지 실업계 고등학교의 무상교육 실시, 일정기간 취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실업고 졸업자 우대, 전문대 및 대학에 다양한 성인직업교육과정 설치, 그리고 고급기술인력 양성을 위하여 전문대학의 교육여건 개선 지원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다. 노 후보의 경우 실업계 및 농어촌 고교에 대한 무상교육 실시를 제안하고 있다.

후보들의 대선 공약은 현재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는 평생학습사회 구현을 위한 비전과 전략 면에서 매우 미흡하다. 직업·평생교육체제는 평생학습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중요한 요인임을 인식하고, 아울러 이를 통해 국가 인적자원개발이라는 포괄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향후 국가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비전과 전략의 제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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