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마다 잘되리라'며<무지개 원리>를 쓴 저자, 차동엽씨는 신부이자 인천카톨릭대학교 교수님입니다. 텔레비전에서 그분의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더욱 친근했는데 저자의 약력 또한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서울 공대 졸업을 시작으로 카톨릭대학교, 오스트리아 빈대학 박사 학위 취득 후 사제로 서품되신 분입니다. 평범하지 않은 그분의 이력이 이 책을 집어들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삶의 희망을 잃고 힘들었던 처녀 시절 밤마다 무작정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눈물을 흘리며 절망을 이겨내던 시골읍의 성당에서 인자한 눈빛으로 어눌한 우리 말 발음으로 위로해 주시던 멕시코 신부님의 모습을 기억해 냈습니다. 수녀님들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을 어여삐 보아주셔서 일자리를 맡겨 주셨던 30여 년 전 성당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이 책에 빠져 들었습니다.
배고픔을 해결하고 인자한 사랑과 자비로움을 선사해 주셨던 그 오랜 기억 속의 외국인 신부님과 중년을 훨씬 넘기셨던 그 수녀님들은 이제 이 세상에는 계시지 않을 이 시각. 나는 이 책을 집어들며 내 십대의 언덕에 서 계신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내 기억 속의 신부님들은 세상의 빛이었으며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성자였기 때문입니다.
희망만을 이야기해도 부족한 시간에 세상의 이야기들은 절망과 한숨, 사건과 사고를 전하는 아픈 이야기들로 넘쳐나서 뉴스를 보기가 겁나고 신문을 읽기도 두렵습니다. 황량한 들판, 옷깃을 여미게하는 초겨울 바람에 마음마저 가라앉기 전에 따스한 온기로 영혼을 덥히고 싶어서 최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책을 고르고자 들어선 책방에서 힘들이지 않고 집어든 책이었습니다.
무지개 색깔처럼 소개된 일곱 가지 목차를 살펴보면,
1.긍정적으로 생각하라
2.지혜의 씨앗을 뿌려라
3.꿈을 품으라
4.성취를 믿으라
5.말을 다스려라
6.습관을 길들이라
7.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로 요약되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자기계발서와는 다름을 금방 알게 됩니다.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 차동엽 신부가 투자한 방대한 독서량과 다양한 출처의 글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읽는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깨달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내 안에 숨겨진 가능성의 씨앗과 세상의 이치 속에 오묘하게 숨겨진 보석들을 하나씩 캐는 것 같은 발견의 기쁨을 선사하는 글이랑에서 만나는 감동의 물결을 놓치지 않으려면 행간을 부지런히 오리내리는 농부가 되는 즐거움으로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이르게 됩니다.
이 책은 밑줄을 많이 긋게 하므로 반드시 사서 읽어야 하며 사랑하는 가족이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선물하여도 참 좋은 책이지요. 욕심을 좀 부린다면 초등학생이 읽어도 좋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에게는 백만 원군이 되어 주리라 확신합니다. 이 책 속에는 좌절의 구렁텅이에서 재기의 발판을 다진 많은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책 속에 소개된 또 다른 좋은 책을 만나는 기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나는 좋은 책을 읽을 때마다 저자가 만난 책들을 적어 두었다가 서점에 가서 주문하여 사곤 합니다. 서점에 들러 새 책들을 사들고 강진도서관으로 향하는 퇴근 길의 행복으로 한 해가 기우는 12월을 열고서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서글픔마저 잊고 삽니다. 어느 사이엔가 내 마음 속에는 일곱 가지 무지개 원리가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소가 여물을 되새김하듯 아무 때나 끄집어 내어 작동시키기 때문입니다.
GHP 3만불 시대를 기약해 줄 비책으로 경쟁과 견제의 논리를 넘어 공생의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바야흐로 컨그레츌레이션'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차 신부님의 통렬한 충언이 곳곳에서 튀어나와 읽은 이의 가슴을 적셔 놓습니다.
무지개의 원리는 희망의 원리, 일곱 가지 실천의 원리, 전체가 하나를 이루는 통합의 원리로서 저자는 무지개 원리를 완성하기까지 3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모든 젊은 부모들, 특히 엄마들이 이 책을 읽어 자녀들을 훌륭하게 교육하기를 바라며 '사촌이 땅을 사도 배 아파하지 말고' 축하해 주는 문화를 위해서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거듭거듭' 가르치고 행하는 유다인 교육의 비밀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두뇌와 훌륭한 교육열을 가진 뛰어난 한국인의 가능성을 열어 보이며 이제 이나라가 재도약의 문을 활짝 열고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의 기지개를 켤 때임을 보여줍니다.
날만 새면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짓이기며 이 나라의 어두운 단면들만 보이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아쉬운 때입니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는 노력, 절망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자식들에게 그 희망의 증거를 보여주고 싶은 부모라면 이 책의 일독을 진심으로 권합니다.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인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이 책의 일화를 들려주며 아침을 시작하기도 하는데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풀어 주면 참 좋아합니다.
<무지개 원리>를 손에 든 순간, 당신의 가슴에는 희망의 무지개가 피어납니다. 당신의 자녀를 사랑한다면, 그가 아름다운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면,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 책을 선택하십시오. 간접 독서로는 그 맛을 다 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07년 12월 3일, 초겨울을 따스하게 살기 위한 책방 나들이에서 만난 책, 차동엽 지음/동이/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