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셀리리맨의 우상이었던 이명박 후보가 드디어 대한민국 CEO의 꿈을 이뤘다. 경북 영일의 가난한 농사꾼 집안에서 4남 3녀 가운데 3남으로 태어난 그는 현대건설에 입사할 때까지 가난을 달고 살았다. 이 당선자는 “네 소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소신대로 행동하라”는 모친의 가르침을 한시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모친이 있었기에 오늘의 이 당선자도 있는 것이다.
이 당선자에게 대선일인 12월 19일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1941년 12월 19일 태어났고, 부인 김윤옥씨와 결혼한 날도 이 날이다. 출생에 제 2의 인생이라는 결혼은 물론이고 대통령 당선 날짜까지 한 날이고 보니 우연치고는 범상치 않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일은 이 당선자가 출생과 결혼에 이어 국민의 품에서 새롭게 태어난 날이니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이 당선자가 내건 공약의 모토는 뭐니뭐니해도 경제 살리기에 있다. 한 때는 한국이 신흥공업국 가운데 아시아 4룡으로 불리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나 IMF를 거치며 성장 동력을 상실한 채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문턱도 넘어서기 전에 분배의 축포부터 쏘아올린 포퓰리즘 정권이 남긴 후유증이니 무엇보다도 국가 지도자의 중요성을 깨달은 국민에겐 뼈아픈 경험인 셈이다. 그런 만큼 이 당선자의 경제 운용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이 당선자가 내건 경제 대국의 꿈은 우수한 인재의 확보에 달려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의 최전선인 경제는 말 그대로 사람의 능력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된다. 그런 점에서 경제 정책의 핵심은 교육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당선자의 교육 정책은 경제 살리기의 핵심임은 물론이고 5년 뒤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바로미터인 셈이다.
이 당선자의 교육 공약은 한 마디로 다양화와 자율화에 있다. 즉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통하여 농촌 지역과 낙후 지역에 150개 ‘기숙형 공립고’를 지정하고, 전문계 특성화 고교인 ‘마이스터 고교’를 50개 육성하며,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자율형 사립고’ 100개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유형의 고교를 설립하여 학교 선택권을 강화하자는 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자칫 사교육 수요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학생 수준이 학교별로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입을 단계적(3단계)으로 자율화한다는 대목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으나 자칫 기여입학제나 고교등급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학교가 살아나야 공교육의 위상이 높아지고 덩달아 사교육도 줄어든다는 전략은 바람직하나 그 방법이 시장의 원리를 통한 경쟁 체제의 도입이라면 이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이 당선자는 초등 3년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진단 평가를, 중고교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대로라면 가뜩이나 세계 최고 수준의 시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에겐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당선자가 내건 좋은 학교의 관건은 무엇보다도 교사의 능력에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질 높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GDP 대비 교육재정 6% 확보도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 당선자는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교육의 힘이 절대적이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당선의 기쁨이 채 가시지 않았겠지만, 다시 한번 교육 공약을 꼼꼼히 검토하여 경제 대국으로 가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