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동료와 함께 수도권에 있는 청계산을 찾았다. 날씨가 많이 풀렸지만 등산길의 그늘진 곳은 여전히 빙판을 이루고 있었다.
청계사 입구에서 국사봉을 거쳐 이수봉을 지나 청계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였다. 청명한 바람에 기분마저 상쾌해 진다. 연휴 마지막날 산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그런데 국사봉 정상에 비닐이 드리워져 있다. 보기 흉하다. 저건 뭐지? 막걸리를 팔고 있다. 간판도 내걸었다. 자세히 보니 '국사봉주유소(國思峰酒有所) 막걸리' "저런 세상에!" 등산객에게 술을 팔고 있는 것이다. 음주 산행은 위험한 것인데….
한참 가다보니 이수봉. 모인 인파가 저자거리 같다. 길도 넓고 단체 등산객이 와서 그런지 시끄럽기까지 하다. 이 곳에는 버젓이 좌판을 내걸고 각종 음식과 술을 팔고 있는 곳이 세 곳이나 있다. 막걸리로 시장기를 달래는 등산객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음주 산행, 왜 위험할까?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춥다고 술을 마시는데 처음엔 혈관이 확장되어 몸에 열이 나 추위를 이기는 것 같지만 이것은 오히려 체온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해 저체온증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체력소모가 커져 산악 사고로 이어진다고 한다.
술을 갖고 등산해서는 아니되며 등산로에서 술판매 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 산악 사고의 대부분이 음주로 인한 주의력 부족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음주 산행, 안전을 위해 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 뿐인 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