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고등학교 전국연합 학력평가가 3월 12일 실시됐다. 서울시교육청 주관 아래 각 시·도 교육청별로 실시된 이번 평가는 전국 고교 1,2,3학년 학생 175만여 명을 대상으로 학년 초 고등학생의 학력을 진단하고 대학수학능력평가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 시험은 수능시험 형태로 출제됐으며 학생들은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 5개 영역에서 자신이 희망하는 영역과 과목을 선택해 응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에 출제되는 문제는 지난해 수능시험의 출제 방침을 따르되 시험 시기가 3월인 점을 고려해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학교의 수업진도로 출제범위를 한정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1교시 언어영역 시험에 대한 의견이 있다. 10번 문제에 제시된 <보기> 안에 ‘우리 나라’의 띄어쓰기 문제이다. 시험 문제에 ‘우리 나라’를 두 단어로 인정하고 띄어 쓰고 있다. 하지만, 1999년 간행된 ‘표준국어대사전’에 ‘우리나라’는 한 단어로 올라 있으며 붙여서 쓴다.
이는 ‘우리나라’가 한 단어로 굳어져 사용된 것으로 보아 합성어로 올린 것이다. 사전 발행 이후 ‘우리나라’ 표기는 보편화되었고, 출판사와 기타 매체는 바르게 표기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도 컴퓨터를 이용해 한글 문서를 만들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띄어쓰기는 쉽게 해결한다.
3월 12일 시험은 학력평가를 위한 시험으로 자격이 주어지거나 하지는 않지만 국가고시에 버금가는 시험 형태이다. 따라서 세심한 검토 작업을 했어야 한다.
물론 교과서에는 이 단어가 ‘우리 나라’처럼 띄어서 쓴 표기로 올라 있다. 교과서는 수정 작업에 대한 절차가 필요해서 아직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와 국립국어원이 업무 협정을 이미 맺었고, 차후에 교과서는 한글 맞춤법에 맞는 표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시험 문제에서는 충분히 현행 규정에 맞게 표기를 할 수 있 한다. 세심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또 하나 금번 시험 중에 인용 지문 마지막(예 : 허균,「홍길동전」)에 문장부호로 낫표를 쓰고 있다. 그러나 문장 부호 낫표(「」)는 세로쓰기에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가로쓰기에는 작은따옴표(‘’)를 쓴다. 교과서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출전을 밝힐 때 작은따옴표를 쓴다.(고등학교 국어 상 p. 55 - 정병욱, ‘잊지 못할 윤동주’) 위 문제는 사소한 것 같지만 꼭 지켜야 하는 어문 규정이다. 특히 국가 주관으로 실시하는 시험에서 현행 어문규정을 따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