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영어 열풍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영어를 잘 하는 길일까? 실제로 자녀의 영어 지로를 담당한 한 부모의 충고는 “초등학교 때 영어의 기본 문장을 다 외우게 하세요. 놀랄만큼 효과가 있어요. 아들에게 시도해서 성공한 방법인데 초등학교 2, 3학년 동안 중학교 1, 2, 3학년 영어 교과서를 통째로 외우게 했다"는 것이다. 중학교 교과서에는 우리가 알아야 할 영어의 기본 문장과 문법이 다 들어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는 기억력이 뛰어난 때이므로 충분히 시도해볼 만해요. 그렇다고 특별히 공부시간을 따로 낸 건 아니고, 매일 아침식사 하기 30분전에 식탁에 앉아 문장을 얼마나 외웠는지 테스트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 밖에 아들에게 시도한 방법 중의 하나가 문장이 쉬운 영어 소설책을 골라 반복해서 읽히는 것으로, 책장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그 책만 반복해서 읽고 외우게 했더니, 아이의 문장 표현이 날이 갈수록 정확해지고 고급 단어를 구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 아이를 데려갔는데, 미국생활 2개월 만에 미국인들의 말을 알아 듣고 영어로 곧잘 말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오히려 ‘어, 아빠가 말하는 영어가 이상해요’라고 지적을 당했다는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영어 교육은 ‘회화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전 다르게 생각해요. 영어는 외워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창의력 개발’ 혹은 ‘흥미 유발’이니 하는 말을 내세워 전통적인 ‘암기식 학습법’을 소홀히 하는 것에 단연코 반대한다. ‘서당식 교수법이야말로 학문의 기초를 다지는 데 최고’라고 생각하는 그는 자녀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한문 교육’에도 신경을 쓰라고 권한다.
“초등학교 5, 6학년 때야말로 지능이 최고로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아이에게 옛날 서당에서 공부시키던 방법으로 <명심보감>을 외우도록 했어요. 배운 지 1년 만에 <명심보감>을 다 외워서 쓰더군요. 그런 다음에는 <사서>를 가르쳤어요. 그랬더니 문장을 한번 읽고 바로 해석하더군요. 이때 중요한 건 한자를 한자 한자 외우게 하는 것보다 문장을 통째로 외우도록 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조어력이 발달해서, 글쓰기 실력도 향상되고 다른 과목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고 이야기 한다.
기억력이 뛰어난 초등학교 시절에 한문의 기초실력을 탄탄히 다지면 국어뿐만 아니라 일어, 중국어 실력을 미리 다져두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한다. 또한 고전에 대해 해박한 이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보았을 때 지적 경쟁력이 탁월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한문을 낡은 글, 버려야 할 글로 치부하는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이렇게 나름대로의 프로그램에 의해 아들의 영어, 한문, 독서교육 등은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마음속의 사랑을 자식들에게 아낌없이 퍼부어 주는 아버지, 그의 아들이 똑똑하고 바르게 성자한 것은 교육이론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정성어린 부성애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요즈음엔 한국어 성인 학습자들을 설득하여 교과서에 나오는 삼년고개, 노인과 고목 등 이야기 거리를 외우도록 하는 방향으로 안내하고 있다. 도저히 불가능한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해 내는 것을 보면서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이제 얼마 가지 않아 다섯개, 여섯 개, 열개 정도 외우고 나면 머릿 속에서 술술 한국말이 튀어나올 것으로 기대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