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를 마친 후, 자율학습을 지도하기 위하여 학교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책상 위에 예쁜 카네이션 화분이 놓여 있었습니다. 포스트잇에 선생님 이름만 쓰여 있고 정작 화분을 가져다 놓은 사람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내가 가르치는 학생 중의 한 명일 테지요. 책상 위에 놓은 카네이션을 보면서 아이의 예쁜 마음을 떠올리니 절로 힘이 솟는 듯 했습니다. 아이는 화분을 사기 위하여 서둘러 저녁식사를 마치고 시내에 있는 화원을 들렀을 것입니다. 드리고 아껴 써도 부족할 용돈을 화분 비용으로 치렀겠지요. 그리고 자율학습에 늦지 않기 위하여 화분을 들고 종종 걸음으로 학교로 돌아왔을 것입니다. 그 아이가 누구인지 알고 싶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지요. 그저 순수한 뜻으로 가볍게 받아들이면 될 터이니. 책상 위에 놓인 카네이션이 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의지하면서 성장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