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인근에 있는 비닐 하우스에서 친환경 무농약 완숙 토마토를 선별하는 작업을 보았다. 기계에 들어가니 먼지가 제거되고 크기 별로 구멍 속에 들어가 박스에 담기게 된다. 이 광경이 도시민에게는 새롭다.
"이렇게 익지도 않은 시퍼런 것을 따셨네요?"
"네, 며칠 있으면 이것이 벌겋게 익는답니다."
"두 박스를 샀으니 몇 개 덤으로 주세요?"
"이거 하나 따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세요?"
"토마토 따는 것이 무어 그리 힘든가요?"
"한증막 같은 비닐 하우스 속에서 더위를 이겨내는 것이 힘들어요."
도시민에게 토마토 하나, 돈 주고 사니 '그까짓 거'한다. 그러나 농부의 마음은 그게 아닌가 보다. 덤으로 몇 개 달라는데 매정하게 뿌리친다. 많이 쌓인 것 중에서 두 세개 주면 좋으련만. 농부에게는 하나하나가 돈이기도 하겠지만 실상은 정성으로 가꾼 땀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쉽게 인심을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농부의 얼굴을 보았다. 검게 그을렸고 수염이 덥수룩 하다.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비닐하우스 10개 동에서 토마토를 재배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노력 덕분으로 우리네 도시민들은 제철 과일을 맛보며 행복을 누리는 것이 아닌가.
이 세상의 일, 거저로 되는 것은 없다. 노력과 정성과 애정을 쏟아야 한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무더위를 이겨내며 농작물을 가꾸는 농부처럼 물과 거름을 주고 가지치기를 하며 병충해를 막아내며 인내로 알찬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라도 소홀히 해서는 아니된다. 그래서 교육이 힘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