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믿기 어려운 비보(悲報)를 들었다. 토요일에 만난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평교사 20여 년을 해오면서 단 한 번도 교직을 선택한 것에 후회를 해본 적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던 친구였기에 그 슬픔이 더욱 컸다.
어쩌면 그의 죽음은 그의 지나친 욕심이 불러낸 결과가 아닌가 싶다. 고3 담임을 연임하면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곤으로 누적된 과로가 그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모르게 허탈감마저 들었다. 결국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친구의 안일함이 친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선생님의 갑작스런 사망 원인 중의 1위가 과로사로 밝혀졌다. 그래서 일까? 최근 들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기려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방과 후, 많은 선생님들이 여가활동(수영, 탁구, 배드민턴, 골프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심지어 건강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사람들의 경우, 영양제와 보양식을 복용내지 먹기도 한다.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여 건강도 챙기고 기름값도 절약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를 누리려는 선생님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자가용 대신 자전거와 도보로 출퇴근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선생님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선생님, 자전거를 타면 행복이 보여요.”
원거리(자동차로 30분 이상)에 살면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한 선생님의 경우, 출근을 하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난다고 한다. 그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귀찮아 포기할 생각까지 하였으나 차츰 적응이 되어 5시가 되면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고 하였다. 무엇보다 한 달 기름 값이 20여만 원 이상 절약되어 가계에도 큰 보탬이 된다고 하였다. 해가 길어진 여름철 이보다 더 실속 있는 에너지 절약 책(策)이 없다며 동료교사들에게 권하기도 하였다.
학교 근처(걸어서 20여 분 이내)에 살고 있는 한 동료 교사의 경우, 한 달 동안 걸어서 출퇴근을 한 결과 체중이 무려 5킬로그램 이상 빠졌다며 좋아하였다. 지금까지 살을 빼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써 보았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것이 '걸어서 출퇴근하기'였다고 하였다. 바쁜 아침시간 조금만 부지런하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며 함께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일선학교 모든 선생님 책상 위에 1인 1대의 컴퓨터가 보급된 지도 오래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선생님은 교재 연구와 정보 이용을 목적으로 으레 하루에 3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게 된다. 어떤 선생님은 인터넷에 중독이 될 정도로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여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하물며 시력이 나빠져 안경을 착용하는 선생님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부 학교 중에는 학교장 지시 하에 '하루에 3시간 이상 컴퓨터 안 하기 운동'을 전개하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수업이 없는 시간 컴퓨터 앞에만 매달려 있지 말고 간단한 산책이나 조깅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지켜나가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선생님의 건강 소홀로 피해보는 사람이 학생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나름대로 계획이 많으리라 본다. 무엇보다 이번 여름 방학에는 그동안 미루어 온 건강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건강을 잃고 나서 건강의 소중함을 아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말고 사전에 건강을 챙길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방학이야말로 새 학기를 재충전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