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연예인의 연이은 자살이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무엇보다 평소 죽은 연예인을 좋아했던 팬(Fan)들의 충격은 더욱 크리라 본다. 그리고 스타가 되고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늘도 열심히 연기수업에 전념하고 있는 연예인 지망생에게 스타의 자살은 허탈감마저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살의 이유가 어찌 되었든지 간에 우리 사회가 자살 신드롬에 빠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더 큰 문제는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난무하고 있는 죽은 연예인에 대한 뜬소문이다. 검증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을 기사화하여 유가족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매스컴에서는 그들의 자살방법과 장소까지 적나라하게 보도하고 있어 자칫 우리 아이들이 모방 자살을 시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예전보다 요즘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으로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이 많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연예인이 되려는 이유 중의 하나로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여 연예인에 대해 그릇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부 극성맞은 부모의 경우, 연예인으로 만들려고 비싼 수강료를 내면서까지 자식을 연기학원에 보내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아이의 얼굴 모두를 뜯어고치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자식을 연예인으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한 지인(知人)은 아이의 성형수술을 위해 은행 대출을 받은 경우도 여러 번이다. 꼭 그렇게까지 하면서 자식을 연예인 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핀잔을 주면 그는 꼭 이렇게 답변을 하곤 한다.
“유명세만 타면 돈방석에 앉는 것은 식은 죽 먹기여.”
이렇듯 연예인만 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부모의 잘못된 고정관념이 문제라고 본다. 물론 자식이 연예인으로서의 끼를 가지고 있어 이를 개발해 주려는 부모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재산까지 탕진하며 그 꿈을 꼭 이루어 줄 필요가 있는지 의아스럽다.
설령, 자식이 부모의 노력으로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받는 스타가 되었을지라도 그 정상(Top)의 자리는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정상에 있을 때보다 추락할 때 처신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선행(先行)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모는 겉으로 드러난 연예인의 화려함만 강조하지 말고 훌륭한 연예인으로서 갖춰야 자질과 힘듦이 무엇인지를 먼저 가르쳐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평소 TV시청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매주 유일하게 즐겨보는 모(某) 방송사 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유명 인사를 초대하여 토크 쇼(Talk Show)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MC는 출연자와 입담을 하며 과거에 묻어 둔 이야기를 하나둘씩 들추어낸다. 그 프로그램의 묘미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다. 겉보기에 부러울 것 하나 없고 완벽하다고 생각한 스타의 비화를 듣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시청자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출연한 연예인 중 그 누구 하나 무명시절의 아픔이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자살을 생각하고 시도한 적이 있는 유명 연예인들도 있었다. 출연자 대부분이 그들의 무명시절 겪은 이야기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였다.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오늘 웃을 수 있다는 출연자의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인터넷상에 떠도는 소문으로 한 연예인을 미워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 연예인의 입을 통해 진실을 알고 난 뒤 그 연예인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바꾸게 되었다.
지난 9월 말, 미국의 유명한 영화배우인 폴 뉴먼(Paul Newman)의 타계로 나를 포함하여 그를 좋아했던 전 세계 영화팬들의 마음을 슬프게 했다. 특히 그는 향년 83세로 죽을 때까지 많은 선행을 베풀어 그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 더욱 컸다. 학창시절 그가 출연한 모든 영화를 거의 섭렵할 정도로 그를 좋아했다. 하물며 영화 장면에 나오는 그의 행동과 외모를 따라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나이 40십 중반이 넘은 지금까지 그를 기억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의 끊임없는 연기 열정과 모범적인 사생활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스타는 죽었지만 스타가 남긴 작품과 업적은 영원히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그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무쪼록 팬들은 스타의 좋은 모습만 마음속에 간직하길 빌어본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각계각층의 배역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연기자가 진작 돌이켜 보아야 할 자신을 삶을 돌보지 못함에 그 아픔이 더욱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