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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수시 합격생 이대로 방치해 둘 수만은 없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방향 제시가 선행되어야 할 때

오후 6시.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귀가한 교실은 썰렁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내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책상 위 여기저기에 굴러다니는 일자리를 구하는 정보지이다. 이것으로 보아 아이들은 방과 후 무료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몰라 일자리를 구하는 듯했다.

수시 합격 전에는 그나마 목표가 있어 생활이 규칙적이었으나 합격 이후에는 긴장이 풀어진 탓인지 생활 자체가 많이 나태해졌음이 분명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마지막 학창시절을 아쉬워하기보다 마지못해 다니는 것으로 비추어지기도 한다. 사실 수시 합격이후 아이들에게 있어 학교생활은 별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업시간 또한 예전보다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요컨대 문제는 방과 후 아이들의 생활이다. 이른 귀가에 처음에는 좋아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루 일과가 식상해졌다는 것이 아이들의 공통된 이야기였다. 한번은 수시모집에 합격한 한 여학생의 오후 일과를 알아본 적이 있었다. 그 아이는 지난 9월 수시모집에 합격한 이래로 아래와 같은 생활이 반복됐다며 틀에 박힌 하루 일과를 말해 주었다.

18:00 집에 도착
18:00 ~ 19:00 정리정돈 및 저녁식사
19:00 ~ 20:00 학원
20:00 ~ 22:00 인터넷
22:00 ~ 23:00 TV 시청
23:00 ~ 24:00 독서
24:00 취침

최근 들어 지각 횟수가 늘어난 한 남학생과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아이는 학교 일과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벽 2시까지 일을 한다고 하였다. 그러다 보니 늘 수면이 부족하여 아침에 늦게 일어나 지각을 한다고 하였다.

예전보다 돈 씀씀이가 헤퍼졌다고 말하는 한 아이는 용돈을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였다. 이런 목적으로 아르바이트하는 아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거기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 같다.현재 우리나라 사회 여건상 청소년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해야 서빙(Serving), 배달 등의 시간제 아르바이트가 전부이다.

턱없이 비싼 등록금을 벌 요량으로 일찌감치 생활전선에 뛰어든 우리 반 한 여학생의 경우, 한 달 동안 고생하여 받은 월급이 대학생보다 훨씬 적어 주인에게 항의하다 오히려 봉변을 당했다며 하소연하였다. 이유인즉슨, 고등학교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대학생과 똑같은 대접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미성년자를 고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임에도 인건비를 아낄 요량으로 아이들을 채용하여 혹사하는 악덕업자도 많다. 또한, 세상물정을 잘 모른다는 것을 빌미로 인건비를 낮게 책정하여 일한 만큼 수당을 주지 않는 곳도 더러 있다. 이처럼 부당하게 대접을 받고도 아이들은 미성년자라는 신분 때문에 하소연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학교는 아이들이 방과 후 시간활용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세워 수시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청소년 보호법에 의해 미성년자가 취업해서는 안 되는 유흥업소 등에 일을 함으로써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를 사전에 막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청소년 문제가 사회문제로 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시기가 요즘이 아닌가 싶다. 이에 아이들이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명확한 방향 제시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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