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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유모차 미는 할머니 삼총사를 보며


지난 토요휴업일 점심시간, 필자가 살고 있는 일월공원에서 유모차를 밀고 오는 할머니 세 분을 만났다. 그 모습이 새롭게 보인다. 새댁이 유모차 미는 것은 익숙하지만 할머니가? 그 동안 할머니들은 손주를 포대기에 업고 다니는 것을 주로 보았기 때문일까?

세 분을 가까이에서 뵈니 50대 후반이다. 얼굴 피부는 40대로 보인다. 손주를 보아서 할머니이지 50대 아줌마다. 인사를 건네니 이웃 아파트에서 가을 나들이 나왔는데 그 동안 성균관대 캠퍼스만 돌았는데 저수지를 보니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시원하다고 말씀하신다.

유모차 아이들은 친손주 2명, 외손주 1명이란다. 아이들은 걸음마를 할 정도이니 두 세살 전후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런 말씀을 들려 준다.

"손주들 보는 순간부터 늙기 시작하지만 이게 낙이예요."
"남들은 손주를 남 몰라라하고 자기 세상 즐기는데 손주들 재롱보는 맛에 삽니다."
"그러나 아이 돌 본 공은 없다고 아이들 보기가 무척 힘들어요."

건전한 정신과 상식을 가진 우리의 할머니들이다. 이런 분들만 있다면 저출산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에다가 노인 인구는 늘어나 고령화 사회에 접어 들었다. 국가적으로 볼 때 젊은이들은 돈 벌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것이다.

저출산은 국가 발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국가의 성장 동력이 되는 인적 자원의 고갈을 가져오니 이래 가지고는 강대국이 될 수 없다. 부족한 인적자원은 교육에도 악영향을 준다. 교육을 받은 인재가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데 사람이 부족한 것이다.

국가에서는 출산 장려금을 비롯해 여러 유인책으로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대가족에게, 손주를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 노인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 손주 돌보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여성이 맘 놓고 출산하고 직장생활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문득 10여년전에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가 생각난다. 부부 교사인 우리 딸과 아들을 잘 돌보아 주셨는데  봉급날 용돈 몇 십만원 드리는 것으로 대신한 불효가 후회된다. 지금 생각하여 보니 100만-200만원 이상의, 아니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신 것이다. 

할머니 삼총사님께 한 말씀 드리고 싶다.

"할머니, 손주들 즐겁게 돌보아 보시고 지금처럼 공원에 종종 나오셔서 운동하시면서 건강하게 사세요. 만수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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