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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현장은 상업적이지 않아야 한다

교장은 학교를 관리ㆍ운영하는 최고 책임자다. 초ㆍ중등교육법에는 교무(敎務)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ㆍ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학교운영의 최고 책임자에게는 지도기능과 관리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며 교육목적을 효율적으로 이뤄내야 할 책무가 주어져있다. 아이들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하는 것이지만 책임자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교장에게는 더 도덕적인 품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가끔 자신의 책무를 망각한 못된 교장들이 저지른 비리로 교육계가 손가락질 받는 소식이 들려와 씁쓸하다.

이번에는 방과 후 수업권과 관련해 금품을 주고받은 전ㆍ현직 초등학교장 등이 무더기로 적발되었다. 여러 명이 관련된 사건의 내막이 아래와 같이 세계일보 23일자에 자세히 실려 있다.

방과 후 수업권을 따내려는 업체(웅진씽크빅)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전 충북 교육위원회 의장 고모(62)씨와 전직 초등학교장 이모(61)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최모(62)씨 등 전ㆍ현직 초등학교장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중략~ 고씨 등 기소된 교육공무원들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초등학교 방과 후 컴퓨터 수업권 계약을 따내려는 업체의 담당 본부장들에게서 적게는 62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돈 문제만 깨끗해도 인생살이 중간은 간다는 말 그냥 생긴 게 아니다. 돈에 눈이 멀면 뵈는 게 없다고 어떤 사람이든 나쁜 돈에 맛들이면 타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교육위원회 의장이나 학교의 교장이라면 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어야 한다.

의장이나 교장은 늘 지역이나 학교의 교육을 고민하고 걱정해야 한다. 권위보다는 사랑을 앞세우며 아이들이나 직원들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봐야 한다. 그런데 의장실이나 교장실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며 잇속을 계산한 사람들이 교육을 얼마나 생각했겠는가?

교육자들이 일반인들과 달라야 하는 게 있다. 그게 바로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상업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아무리 훌륭한 교육자이더라도 돈을 밝히는 순간 나쁜 교육자가 된다는 얘기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방과 후 수업권과 관련해 업체에 놀아나며 금품을 주고받은 게 사실이라면 당연히 죄 값을 치루며 지탄받아야 한다. 그렇게 추한 일로 교육계 전체가 지탄받지 않으려면 계약체결 과정이 더 투명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사건을 담당했던 검찰의 한 관계자가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교장을 상대로 한 금품로비가 보편화한 실정’이라고 했다는 말도 되새겨들어야 한다.

누구나 실수를 하면서 사는 게 인생살이다. 그래도 교원들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으면서 교육을 망치는 행위는 이제 그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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