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을 보니 방송의 힘, 매스컴의 힘, TV의 힘, 언어의 힘, 개그의 힘…. 별의 별 생각이 다 떠오른다.
우리 학교 교내체육대회, 맑은 하늘 아래 학급이 단합하여 체육 기능을 겨루고 아름다운 학창시절 추억만들기에 푹 빠졌다. 반 티셔츠도 독특하다. 새마을운동 모자와 티셔츠, 해병대 티셔츠도 보인다.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의 옷차림 색깔을 보니 꽃들의 잔치다. 젊음의 생기가 넘친다.
반별로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구호도 특색이 있다. 응원구호도 눈에 확 들어 온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다. 바로 개그 프로그램. 그것을 이용하여 자기 반의 단합을 꾀하고 우월함을 과시한다. 과연 10대 중학생들 답다.
'6반이 수고가 많다' '똑바로 해, 이것들아!'가 보인다. 과연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라는 실감이 난다. 다행히 더 심한 말은 안 보인다. 이 정도 수준인 것에 안심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의 언어는 그 사람의 사고 수준이다. 인격의 표현이다. 말이 거친 사람은 그만치 심성이 거칠다고 할 수 있다. 상대방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사람은 그 사람 마음이 그런 것이다.
개그도 좋고 인기 프로그램 만들기도 좋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교육을 한 번 쯤 생각했으면 한다. 방송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심지어 교사들이 요즘 유행하는 개그를 모르면 학생들과 대화가 안 될 정도이다. 역으로 수업시간 개그를 적당히 이용하면 주위 집중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학교뿐 아니다. 자녀와의 대화에서도 그러하고 성인들 사이에서 유행어를 모르면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니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개그는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개그 프로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필자도 자식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 하고 개그 프로를 보고 있다. 수준 높은 개그도 있지만 억지 웃음을 만드려고 꾸민 얼굴, 복장, 동작을 보면 때론 역겹기도 하다. 폭소를 하는 관중을 보며 혼자 중얼거린다. "저게 그렇게도 웃기는가?"
직업은 못 속인다고 하던가? 개그 프로를 보면서 교육에 유용한, 학생들의 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개그를 개발했으면 한다. 그냥 인기를 쫒아가려고 하지 말고, 때론 교육적 입장도 고려하면서 개그를 개발하라는 주문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실현될 경우, 국가적 에너지도 커지리라고 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