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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서울 교육, ‘미셸 리’가 필요하다

교육감이 재산 신고를 불성실하게 한 혐의로 낙마한 서울교육청이 갈수록 태산이다. 교육자 가운데 가장 모범적이어야할 교육청 전문직들이 장학사 시험 합격을 미끼로 돈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과거 서울시교육청의 ‘장(長)천 감(監)오백’이란 말처럼 자리를 돈으로 사고파는 것은 어떻게든 자신의 이익만 취하면 그만이라는 모리배들의 수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황이 이러니 서울교육이 제대로 돌아갈리 없다. 매년 시도교육청별로 조사하는 청렴도 조사에서 서울교육청은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학교 공사와 관련하여 일반직 공무원이 뇌물을 받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뉴스가 아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학력 평가 나 수능시험 결과를 보면 서울은 지방의 대도시는 물론이고 중소도시에도 밀리는 형편이다.

서울이 교육인프라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등 지방과 비교하여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교육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나 다름없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훌륭한 민선 교육감을 선출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이는 몇 년전,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교육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랜 교육 체증에 시달려온 워싱턴의 유권자들은 선거를 통하여 교육 개혁을 요구했다. 유권자의 부름을 받은 한국인 출신 미셸 리 교육감은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워싱턴의 교육을 근본부터 뜯어고쳤다. 그 결과 조직은 빠르고 투명해졌으며 성적이 부실한 학교와 교사는 퇴출되기에 이르렀다. 미국 언론은 빗자루를 들고 서 있는 미셜 리 교육감을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서울 교육은 대한민국의 미래나 다름없다. 서울의 교육력이 높아져야 지방 교육도 덩달아 발전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서울의 교육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나 다름없다. 낙제를 면치 못하던 워싱턴이 미셸 리 교육감을 통하여 미국내 최고의 교육 도시로 거듭났듯이 서울도 자질과 능력을 갖춘 경쟁력있는 교육 리더를 뽑아야 한다. 그런데 서울교육청 직원들 가운데는 교육감 당선이 유력한 인사에게 미리 줄을 서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비록 일부지만 썩은 사고와 낡은 관념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굳이 국가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교육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이 어디 있는가. 그런 점에서 서울 교육이 거듭나야 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다. 공룡처럼 비대해진 조직을 추스리고 추악한 비리을 일소하며 학력 신장을 통하여 서울 교육을 빛낼 청렴하고 유능한 인물을 찾아야 한다.

수도 서울의 교육 수장 선거는 서울 시민만의 관심사항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서울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만큼 수도 서울의 교육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무능력한 사람이 조직을 경영하면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듯 교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욕으로 얼룩진 수도 서울의 교육을 하루 빨리 치유하고 분초를 다투는 글로벌 교육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무척 중요하다. 선가가 끝난 뒤, 서울에도 미셸 리같은 교육감이 등장했다는 뉴스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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