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과학자문회의를 주재한 대통령이 교육감선거를 직선제로 하면서 교육 비리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 교육 비리에 대한 사정의 한파가 세차게 몰아치고 있어 교육계가 긴장하고 있다. 마치 모든 교육자가 비리를 저지른 양 매도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지적처럼 오늘날 교육 비리의 가장 큰 원인은 시·도 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을 직선으로 뽑는데 있다고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를 반증해 주는 현상을 예로 들어 보자. 교육감선거만 직선으로 치를 때 나타난 투표율이 말해주고 있다. 10~20%대의 낮은 투표율이 관심의 정도를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교육감을 선출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이는 간선제로 치르던 교육감선거와 교육위원 선거는 학교운영위원인 유권자가 적기 때문에 표를 매수하는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직선제로 해야 한다고 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교육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단편적인 생각으로 서둘러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했다.
이는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격이 되고 말았다. 직선제가 만병통치약인줄 알았는데 직선제가 가져다주는 병리현상을 예상하지 못하고 서둘러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논리라면 경찰총수나 군의 참모총장도 국민이 직선제로 선출해야 옳은 것인가? 교육수장을 선거로 뽑으려면 교육관련 당사자들이 선출하는 것이 우리의 상식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6·2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과 교육의원선거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감선거에 1261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했다. 이 예산은 지방재정교부금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올해 교육예산이 그 만큼 줄어든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써가며 선거를 해야 하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그 동안 교육개혁을 부르짖으며 한건주의로 교육을 마구 바꿔왔는데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조령모개 식으로 개혁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오늘날 교육의 문제가 모두 학교장에게 있는 것처럼 매도하면서 교장공모제를 실시, 10대1의 경쟁을 뚫고 교장이 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갑자기 10대1의 경쟁이 되게 하려면 자격증 남발이 우려된다. 이 틈을 타서 학생들을 가르쳐보지도 않고 교감경력도 없는 사람에게 검증과정도 없이 자격증을 대량으로 주자면 부실한 교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모제를 실시하자면 더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의 자격증 보유율을 10배로 늘이는 것은 아무에게나 교장이 될 수 있게 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다. 적어도 10년을 두고 늘려나간다면 이해가 된다.
이렇게 무모한 개혁을 하면 교육의 권위는 추락하게 될 것이고 교권이 존중되지 않으면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