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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콘텐트’와 ‘콘텐츠’

웹 페이지의 본문을 구성하는 각종 텍스트, 멀티미디어 자료 등을 뜻하는 의미로 ‘콘텐츠(contents)’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컨텐트’, ‘컨텐츠’, ‘콘텐트’, ‘콘텐츠’라고 한다.

○ 간혹 성공담도 있다. ‘여고괴담’ 시리즈부터 ‘친절한 금자씨’, ‘마파도’ 최근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좋은 예다. 이들의 공통분모는 탁월한 기획이었다.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다들 꺼린 장르에 과감히 뛰어들어 컨텐트를 차별화했고, 여기에 세공력 높은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보태졌다.(일간스포츠, 2008년 6월 20일)
○ 경기영상위 조재현 위원장은 “투자조합 결성방식에 있어 지자체가 공적자금을 출자하고 민간자본을 유치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문적인 투자 배급 노하우로 한국영화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된 NEW와의 협력을 통해 우수 컨텐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라고 밝혔다.(조선일보, 2010.06.08)
○ “행정안전부에서 당선자들을 하루 모아 설명회를 여는 걸로 안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비전이나 정책적 콘텐트를 가지고 논의하는 프로그램은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어떻게 직원들을 대할 것인가, 어떻게 시의회와 지역 언론·시민단체들과 파트너십을 만들 건가, 분쟁을 어떻게 조정할 건가 등을 다룬다.(중앙일보, 2010년 6월 7일)
○ 아이폰의 차세대 모델인 아이폰4는 그동안 디자인과 UI(사용자환경), 콘텐츠 이용 편의성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혔던 하드웨어가 몰라보게 개선됐다는 점이 주목된다.(동아일보, 2010.06.08)

위의 예문을 통해 볼 때,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드러난다. 첫째는 ‘컨-’과 ‘콘-’의 문제이다. 외래어는 원어의 발음에 따라 적게 되어 있는데, 'contents'는 영어에서의 발음이 [kɔntentʃ]인테 ‘ɔ’는 ‘오’로 적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다면 남는 문제는 ‘콘텐트’와 ‘콘텐츠’이다. 간단히 말하면 ‘content’와 ‘contents’로 단수 표기냐 복수 표기냐이다. 영어에서는 ‘content’와 ‘contents’를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다. 즉, 영어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정보사회의 핵심인 ‘정보의 내용’이나 ‘알맹이’ 등을 뜻하는 말은 단수형 ‘content’로 쓰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보는 영어는 책이나 보고서와 같은 자료의 ‘목차’ 또는 ‘차례’를 뜻할 때는 복수형 ‘contents’를 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영어의 경우이다. 그리고 이는 사전적 의미일 뿐 외국에서도 문맥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 ‘콘텐츠’는 영어가 아니라, 국어이다. 국어의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야 한다.

세계가 좁아지면서 각국에서 벌어지는 일이 하루도 쉬지 않고 신문과 방송을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지고 있다. 그와 더불어 세계 각국의 인명, 지명은 물론 그 밖의 말들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콘텐츠’는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는 국어이다.

인터넷이나 컴퓨터 통신 등을 통하여 제공되는 각종 정보나 그 내용물, 유·무선 전기 통신망에서 사용하기 위하여 문자·부호·음성·음향·이미지·영상 등을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해 처리ㆍ유통하는 각종 정보 또는 그 내용물을 통틀어 이른다.

- 이 업체는 경쟁업체가 자사 인터넷 사이트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복제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러한 외국어와 외래어는 속성상 사람마다 표기를 다르게 하기가 쉬워서 그 표기의 통일을 위해 외래어 표기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법이 있다고 표기가 저절로 통일되지는 않는다.

결국 전문가들이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해서 한글 표기를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1991년 9월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과 한국신문편집인협회(1996년 1월 23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로 개칭)가 공동으로 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 위원회는 부정기적으로 열어 오다가 1995년부터 격월로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콘텐츠’도 여기서 심의한 단어이다(제36차 회의, 2000년 12월 1일).

사실 외래어와 외국어에 대해서 표기법을 적용하는 일은 수월하지 않다. 그래서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가 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 특히 전문가 그룹에는 대학 교수뿐만 아니라 언론 매체 임원이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도 각 언론 매체는 약속한 표기를 지키지 않고 있다. 저마다 고집을 내새워 다른 표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은 심오한 학문적 배경이 필요 없는 약속이다. 반드시 지키는 일이 우리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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