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제가 시도교육청의 규칙으로 시작된지 반년이 지나가고 있다. 첫번째 시행에서는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는 것이 정상이긴 하지만 다른 것과 달리 교원평가는 문제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평가에 참여하고 있지만 객관성 문제와 평가 참여율이 생각보다 매우 낮다. 학교는 학교대로 업무가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준비부터 시행까지 학교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교원평가제는 쉽게 부르는 명칭이고, 정확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다. 말 그대로 평가를 통해 능력개발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교원능력이 개발되는 것이 아니고, 그동안 가지고 있던 능력마저도 잃어버리는 것이 교원능력개발평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수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계속해서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교육현장에서의 지적이다.
교원들은 이런 문제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장 큰 개선점으로 잡무경감을 이야기한다. 물론 교사에 따라서 업무의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이 업무는 가급적 순환하도록 하기때문에 전체적으로 볼 때는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어떤 교사가 어떤 업무를 맡느냐의 문제보다는 대체적으로 업무가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물론 수업은 제외하고 나머지 업무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수업에 전념할 여유가 있어야 하지만 그러한 여유가 없다. 혹여나 여유가 생기더라도 그동안 밀어 두었던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애시당초 여유란 없는 것이다. 퇴근 후에 가정에서 수업준비를 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극단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더 이상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가정도 버리고 학교업무에만 매달리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러가지 업무처리와 수업준비를 위해 가정에서도 적잖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교사들이다. 퇴근 때마다 업무처리를 위해 가방에 짐을 넣어 가지고 다니는 교사들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이렇듯 교원평가제를 시행하면서 여건이 개선된 것은 찾을 수 없다. 말로는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치원교사들도 평가를 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그것도 내년부터가 아니고 당장 올해부터 시행하겠다고 한다. 도대체 교원평가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을 교과부에서는 알고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내년에 개선책을 내놓긴 하겠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볼때 그 개선책이 쉽게 나올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교육현장에서는 몸살을 앓고 있는데, 유치원교사까지 평가를 하겠다는 것에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초·중·고등학교에서의 평가결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확실히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데 확대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확대하면 할수록 문제가 더 커지게 된다. 드러난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더 급한 문제라는 생각이다. 확대만 한다고 해서 문제가 그대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당초에 약속했던대로 교원들의 업무경감책을 먼저 제시하고 평가를 확대해도 늦지 않다.
업무경감 뿐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에서 나타난 다양한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한층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라면 하라는 식의 접근은 교원들의 능력개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점을 하루빨리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