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참이나 지난 것처럼 느껴지지만 한국교총회장선거가 끝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직 취임식도 하지 않았다. 모든 회원들이 대부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필자 역시 후보들의 공약을 면밀히 검토해 보았다. 사실 공약만 놓고 본다면 서로의 차별화가 별로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교원단체라는 것은 교원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이기에 공약에도 큰 차이가 없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나름대로 공약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같은 공약이라도 차별화를 느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필자의 경우 가장 눈에 들어왔던 공약이 '교권확립'이었다. 교권을 확립해야 학교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던터라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정책당국의 노력이 부족한한 것이 현실이고 교원단체에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권을 사수해야 한다' '교권을 확립해야 한다' '교권을 지켜야 한다'는 표현들이 사실 따지고 보면 같은 이야기들이다. 어쨌든 교권이 있어야 만이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보진영의 교육감들이 학생인권에는 관심이 많지만 교원들의 교권에는 관심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교권확립의 필요성이 높아진 이유일 것이다. 최근에 발생한 학생에 의한 교사 성추행 사건만 하더라도 어느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린 느낌이다. 물론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으로 정확한 사건의 진상을 알기 어렵지만 최소한 보도내용만으로 볼때는 심각한 교권침해 사건인 것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교권확립이 필요한 것이다.
교권을 사수한다는 것은 교원들이 교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그렇다면 학생들을 교육해야 하는 교원들이 교권까지 사수하는 일에 매달려야 한다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닐 것이다. 교육당국의 몫이라고 본다. 마음놓고 교육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당국이 나서지 않으니, 교총회장에 출마한 후보들이 나서는 것이다. 실제로는 이렇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 교육당국이 한발 더 앞선 노력을 해야했던 것이다.
학부모나 학생에게 교사들이 폭행을 당하는 것은 아주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일들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수차례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도 관련대책이 없었기에 이제는 흔한 일들이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교권확립을 위해서 교원단체에서 나서게 됨으로써 앞으로 교권관련 대책은 더욱더 어려운 길을 걸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도 더 늦기전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찾겠다는 후보가 있었기에 다행스러울 뿐이고 마침 그 후보가 회장에 당선되었기에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든지 논의가 공식화 될 것으로 보여 다행스럽다.
인권만 강조되는 교육현장이 아니고 교권도 함께 강조되는 교육현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학생의 인권은 있지만 교원들의 교권은 없다는 이야기를 더이상 듣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안양옥 회장은 공약에서 내세웠던 것처럼 교육현장의 교권회복과 교권확립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전체 회원들과의 약속이기에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