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계선편 다섯 번째 문장은 다음과 같다. “終身行善(종신행선)이라도 善猶不足(선유부족)이요 一日行惡(일일행악)이라도 惡自有餘(악자유여)니라.” “한평생 착한 일을 행하여도 착한 것은 오히려 부족하고, 단 하루 악한 일을 행하여도 그 악(惡)은 스스로(그대로)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마원(馬援)이 한 말인데 마원은 후한(後漢) 사람으로 자는 문연(文淵)이며, 광무제를 도와서 티벳족을 정벌하고 남방 교지의 반란을 평정, 흉노 토벌하는 등 많은 무공을 세웠다고 한다.
마원은 한평생 선한 일을 해도 선은 모자란다고 하였다. 선한 일을 여태껏 많이 했으니 이제는 그만해도 좋다고 하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선한 일을 해도 해도 모자라는 느낌이 든다. 좀 더 선한 일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늘 남는다.
그래서 선행은 매일 해야 한다. 선행을 매일 해도 오히려 모자랄 뿐이다. 빚진 인생을 살지 않기 위해서는 늘 선을 행해야 한다. 선을 행한다는 것은 남에게 베푸는 것인데 남에게 하루라도 베풀지 않으면 빚을 지는 심정이 되고 만다. 그러니 매일 베풀어야 한다. 선을 베풀어야 한다.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그리고 선행은 평생 해야 한다. 내 평생 행한 것은 선한 것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흑자인생이 된다. 내 평생 선을 행한 것이 손꼽을 정도다 하면 적자인생이 되고 만다. 평생 흑자인생이 되어야지, 적자인생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선행을 하기 힘든 이유가 무엇 때문인가? 너무 크게 보기 때문이다. 큰 것 아니면 선한 일이 아니라고 하는 생각 때문에 평생 선을 행하지 못하고 산다. 선한 일은 큰 것만이 아니다. 선한 일은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남을 향한 마음, 남을 향한 생각, 남을 향한 기대, 남을 향한 행함, 남을 향한 기원 등 이 모든 것이 선한 것이 된다.
그러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향해 마음이 열려 있다면 나는 매일, 나는 평생 선을 행할 수도 있다. 가족을 위한 선행, 친인척을 향한 선행, 이웃을 향한 선행, 친구들을 향한 선행, 나라와 민족을 위한 선행을 지금부터 찾아야 한다. 나라를 위하는 마음도 선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친구의 아픔을 헤아리는 것도 선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악은 하루라도 행하면 안 된다. 악을 행한다는 것은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이 된다.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고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은 하루라도 하면 안 된다. 그러면 적자인생이 되고 만다. 늘 빚지는 심정이 되고 만다. 죄인이 되고 만다. “내 왜 그랬을까?”하면서 후회하며 평생 짐을 지고 살게 된다. 그것 분명 악인 줄 알면서도 돌아서면 후회할 것을 행한다.
선은 잘 잊어버리지만 악은 늘 잊어버리지 못하고 등에 지고 다닌다. 그게 계속 쌓인다고 생각해보라. 악의 무게가 너무 중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어떻게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겠는가?
악은 언제나 욕심 때문에 일어난다. 욕심을 채우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되고 거짓말은 거짓말을 또 낳게 되고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것을 숨기게 되고 그것을 숨기면 그게 짐이 되고 만다. 그 짐이 무거우면 자기만 지다 마는 것이 아니고 자식에까지 짐을 남긴다. 이와 같이 악의 악순환은 늘 반복되면서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악은 하루만 행하여도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워 그대로 남는다. 그 양이 너무 많아 남고 또 남는다. 악은 하루도 행해서는 안 된다. 늘 부족한 마음으로 선을 행해야 한다.
우선 보기에 좋고, 행하기에 좋은 것이 악이라 할지라도 악은 행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그것이 소롯이 악으로 남게 된다. 행하기가 어렵고 순간적으로 힘이 들더라도 선한 것은 자신을 편하게 해준다. 가볍게 해준다.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