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4일 각 일간지에 낙지와 문어 머리에 중금속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니 섭취에 주의하라는 기사가 실렸다.
서울시는 시중에 유통 중인 낙지, 문어 등 연체류 14건과 생선류 14건 등 총 28건을 수거해 머리, 내장 등 특정 부위를 대상으로 중금속 검사를 실시한 결과, 낙지와 문어 등 연체류 머리에서 카드뮴이 기준치 보다 높게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체류 중금속 잔류 허용 기준은 카드뮴 2.0㎎/㎏ 이하이다. 낙지 머리 9건(수입산 6, 국내산 3)에 대한 검사에서는 9건 모두 기준을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됐으며, 최고 29.3㎎/㎏의 카드뮴이 검출됐다. 문어 머리 4건(국내산 4)에 대한 검사에서도 4건 모두 기준을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됐으며, 최고 31.2㎎/㎏의 카드뮴이 검출됐다.
서민의 건강식인 주꾸미도 머리 1건(수입)에서는 기준치 이내인 1.3㎎/㎏의 카드뮴이 검출됐다. 생선 내장, 알(명태, 생태, 대구 등) 14건에 대한 검사에서는 카드뮴이 모두 기준치 이내로 검출됐다.
서울시는 이번 검사는 낙지 머리, 생선 내장 등은 먹지 않는 부위로 취급돼 그동안 안전 검사에서 제외됐으나, 연포탕, 내장탕 조리를 통해 일부 시민들이 특정 부위를 즐겨 먹는 점을 감안해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보도 내용을 보면, ‘머리 속’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 낙지 문어에서 카드뮴 기준치 15배까지 검출, 낙지 문어 등 연체류의 머리 속 내장과 먹물에서 이타이이타이병 등을 유발하는 중금속 카드뮴이 기준치를 최대 15배나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한국일보, 2010년 9월 13일).
○ 저칼로리 스태미나 음식으로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낙지나 문어의 머리 속 내장과 먹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조선일보, 2010년 9월 14일).
○ 몸에 좋다고 알려진 낙지·문어의 머리 속 먹물과 내장에서 기준치를 최고 15배나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돼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서울신문, 2010년 09월 14일).
‘머리 속’이라는 표현은 컴퓨터 문서 작성을 할 때도 붉은 색 밑줄이 그어진다, 다시 말해서 맞춤법 검사를 하면 자동으로 ‘머릿속’으로 고쳐진다. 하지만 위의 경우에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컴퓨터에서 ‘머릿속’으로 고치라고 하는 경우는 이를 하나의 단어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를 사전에서 검색하면
‘머릿속’
1. 상상이나 생각이 이루어지거나 지식 따위가 저장된다고 믿는 머리 안의 추상적인 공간.
- 머릿속에 갖가지 생각이 들다.
2. (의학)머리뼈안
이는 보통 ‘너는 머릿속에 뭐가 들었니?’, ‘머릿속이 복잡하다.’, ‘머릿속으로 그려 본다.’라고 해서 사람의 경우에 표현한다. 이는 의학 용어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동물의 경우는 표현이 어색하다. 따라서 위의 상황에는 연체동물 머리의 속에 있는 먹물을 지칭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하나의 단어로 표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하나 더, ‘머리 속’과 ‘머리 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흔히 ‘속’은 내부가 꽉 들어차 있는 상황에 적합하다. ‘뱃속/뼛속/물속/불속/마음속/숲속’의 표현이 자연스러운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안’은 무엇인가 들어 있을 수도 있고 비어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집/방/건물’은 안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면 낙지와 문어 머리에 있는 먹물은 ‘속’에 있을 수도 있지만, ‘안’에 있는 것도 자연스럽다. 즉 그 머리 안에 있는 ‘먹물’을 제거하고 먹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이상한 표현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이와 관련 뉴스를 보내면서 텔레비전 자막에 ‘쭈구미’라는 표기를 하고 있다. 이는 잘못이다. ‘주꾸미’가 바른 표기다.
‘주꾸미’를 된소리로 발음하고 표기도 아예 ‘쭈꾸미’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어두의 경음화 현상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발음은 임진왜란 이후 국어에서 활발하게 확대되고 있는 현상 중의 하나다. ‘그을음[끄름], 닦다[딲다], 볶다[뽂다], 힘이 세다[쎄다], 자르다[짜르다], 조금[쪼금], 소주[쏘주], 버스[뻐스]’ 등으로 발음하는 것이 그 예다. 강원도 방언에서도 어두의 경음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개구리[깨구리], 가위[까새], 도랑[또랑], 삶다[쌈따], 시래기[씨래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모두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