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부족으로 인한 학생들의 비만증가와 체력저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10월 4일 충청남도 교육청은 지난해 학생들의 신체검사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를 보면 이러한 세간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상위 등급인 1, 2등급보다 4, 5등급이 절반을 넘었으며, 특히 고3학생의 30% 정도가 신체검사 최하 등급인 5등급에 속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선진국의 사례와는 정반대의 결과로써 매우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급기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도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초·중·고에 대한 체육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 주된 내용을 살펴보면 학생들의 스포츠 동아리 활동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의 창의적 체험 활동란에 기록하고, 그런 기록을 입학사정관제에 즉각 반영시킨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학교체육 정책 목표를 재미있는 체육수업, 즐거운 학교, 함께 하는 스포츠로 삼고, 모든 학생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교과활동에서의 체육교육 강화, 학교스포츠클럽 확대 및 스포츠 리그 활성화, 학생 체육활동 참여 동기 부여, 학생 체육활동 인프라 구축, 1인 1운동 즐기기 등의 20대 실천과제를 선정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정말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현재 일선학교의 체육수업은 입시논리에 밀려 기아상태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고3으로 올라가면 체육과목은 시간표에서 거의 사라지고 입시과목인 국·영·수 위주로 짜여져 학생들은 하루 종일 운동장의 흙을 한번도 밟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사람의 일생 중에서 청소년기의 체육활동은 평생의 건강을 지배할 정도로 중요하다. 굳세고 강건한 체력이 있어야만 공부도 할 수 있고 자신감도 생기는 법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리포터는 혹여 요즘 청소년들의 비행이나 각종 문제점들이 불거지는 것이 어쩌면 청소년들의 나약한 체력 때문은 아닌지 의심해보기도 한다.
리포터는, 세계 최고의 수재들이 모여든다는 명문대학이나 명문고등학교들에서 체육수업을 소홀히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하버드나 옥스퍼드대학은 교육과정에 체육을 필수로 삽입하며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핀란드나 독일 모두 학교 체육수업에 가공할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실제로 수학능력시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안는다는 이유로 체육시간에 다른 과목을 공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설사 체육수업을 하고 싶어도 체육관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여 자외선이 강한 한여름에는 운동장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리고 체육수업 프로그램이라고 해봐야, 기껏 축구공이나 농구공 정도이니 흥미로운 체육수업을 하기는 애초부터 어려운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은 점점 체육수업에서 멀어지고 급기야 체육시간에 다른 과목을 공부하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들어 가는 청소년들을 마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우선 가정에서부터 우리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체력증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휴일에 자녀들과 함께 걷기 운동을 한다거나 좀더 시간을 내어 가까운 산을 오른다든지 하여 골골대는 우리 청소년들을 바로 세워야한다. 또한 정부와 학교도 체육교육활성화를 위해 함께 고민해야한다. 체육수업을 최대한 재미있게 운영하고 스포츠클럽 등을 활성화하여 다수의 청소년이 여기에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입시도 중요하지만 체력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펼쳐질 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이 더 이상 나약한 청년으로 자라서는 국가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은 결코 허언(虛言)이 아닌 것이다. 청소년들의 체력 저하는 곧바로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체육활동은 체력증진뿐만 아니라 인성함양, 두뇌발달에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청소년들의 체력증진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한다. 이것이 청소년들의 보호자인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