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글날 564돌을 맞이하였다.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한글이 과학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소리글이라는 것은 이미 인정을 받은바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입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 사람들이 우리한글을 배우고 있고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한글은 언어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훌륭한 글을 가진 문화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한글에 대한 연구에 힘써 더욱 발전하도록 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수립후의 우리의 어문정책을 살펴보면 1945년 발족된 문교부의 조선교육심의회는 학교교육에서 한자폐지와 횡서쓰기를 시행하였으며, 1948년에는 『한글전용법』을 공포하여 모든 공문서는 한글로 쓰되 필요한 때는 한자를 병용하게 하였다. 그러나 사회 전반적으로 국한문을 사용하자, 정부는 한글전용을 솔선수범하기 위해 1957년 『한글전용 적극추진에 관한 건』을 결의하고, 1961년 한글전용법을 더욱 강화시켜 이듬해 『한글 전용 안』제1집을 발표하였다.
한편 한글전용에 따라 한자폐지정책이 수립되었으나, 1950년 문교부는 상용한자 1200자와 교육한자 1000자를 선정하고, 1957년에는 상용한자 1300자를 발표하였다. 1964년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상용한자교육이 다시 결정되는 한편, 1968년 한글전용 5개년계획안을 발표하여 상용한자 폐지와 함께 교과서 한자를 모두 폐지하였다. 1970년 대통령령으로『한글전용법』이 공포되고 교과서가 한글전용으로 개편되었으나, 이듬해 다시 한문교육을 하기로 번복하였다.
그 뒤 1984년 국어문법통일안이 확정되고 최초로 국어연구소가 개설되었다. 1986년에는 개정된 『외래어표기법』이 공포되었고, 1988년 『한글맞춤법』과 『표준어규정』이 공포되어 1989년부터 시행되었다. 우리의 언어정책은 한글전용이며 중학교부터 한문을 가르치고 있다. 초등학교까지는 우리글인 한글만 가르치자는 방침인 것 같다. 그러나 우리한글은 소리글자인 반면에 그 뜻을 이해하려면 낱말의 뜻을 내포하고 있는 뜻글자 인 한자를 알아야 글의 내용을 알 수 있다. 한글로만 써놓으면 많게는 20여 가지가 넘는 한자의 뜻을 가진 낱말을 바르게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글을 전용하되 한문의 뜻이 담겨 있는 수많은 낱말들은 한자로 표기해야만 그 낱말이 가지고 있는 뜻을 이해할 수 있고 문장을 읽어도 독해력을 기를 수 있는 것이다. 정규과목에는 없지만 이러한 필요에 의해 많은 초등학생들이 한문을 배우고 있고 급수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한문을 공부한 학생들이 독서를 해도 한문을 모르는 학생들보다 독해력이 높아 글의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한자는 중국의 글이고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진태하(인제대 석좌교수)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한자는 우리민족인 동이(東夷)족이 만들었다는 것을 밝혔고 중국에서 개최 되었던 국제학술대회에서 연구논문을 발표하여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조상이 만든 글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영어도 초등학교에서부터 가르치는데 우리조상이 만들고 사용해온 한자를 초등학교부터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 언어는 그 민족의 얼이 담겨있는 생활도구인 것이다. 그리고 그 민족의 문화 창달에 근간이 되는 것이기에 민족의 자존감의 문제이며 국운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것이기에 어문정책에 우리의 혼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래야만 선진국이 될 수 있고 문화민족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어문정책은 한글전용과 한자혼용을 되풀이 해 왔지만 초등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는 것은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며 인성이 주로 형성되는 초등학교과정에는 한자교육이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 기성세대의 생각이다. 한자는 우리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고 고전을 읽으며 공부하는데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한글전용만 한다고 우리의 문화가 세계에 우뚝 서는 것은 아니다. 우수한 소리글인 한글과 우리조상이 만들고 우리의 얼속에 뿌리내린 한자를 병행하여 사용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어문정책이 필요하고 우리의 말과 글을 더욱 연구하여 발전시키는데 국력을 모아야 세계를 주도할 동방의 문화를 주도하는 나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