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을 중의 가을이다는 생각이 든다. 엷은 안개로 인한 연푸른 하늘이며 단풍의 가로수며 맑고 신선한 공기며 이 모든 것들이 아침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오늘도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의 시간이 있는 날이다.
아침 일찍 교내 방송을 통해 명심보감 정기편 22번째 문장이 소개되고 있다. “耳不聞人之非하고 目不視人之短하고 口不言人之過라야 庶幾君子니라. ‘이불문인지비(하고) 목불시인지단(하고) 구불언인지과(라야) 서기군자(니라.)’
이 말의 뜻은 ‘귀로는 남의 잘못을 듣지 않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않으며,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거의 군자라고 말할 수 있다.’라는 뜻이다. 人은 ‘사람’으로 해석하기보다 ‘남’, ‘타인’으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 庶幾(서기)는 ‘거의’라는 뜻이다.
귀는 듣기 위해 있고 눈은 보기 위해 있으며 입은 말하기 위해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듣지 말라고 하고 보지 말라고 하고 말하지 말라고 경계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유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
그러면 무엇을 듣지 말라고 하였는가? 남의 잘못을 듣지 말라고 하였다. 남의 잘못을 말하는 것이 들리면 그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자리를 피해라는 뜻이다. 그런 자리가 아니라면 귀를 막아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잘못도 있지만 잘한 것도 있지 않는가?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만 남의 잘못에게만 귀를 세우고 들으려고 애를 쓴다. 남의 잘한 점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의 잘못 들으려고 하지 말고 남의 잘한 점을 들으려고 애를 써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사람들은 남의 단점을 잘 본다. 남의 장점은 잘 보지 못한다. 다같은 눈을 가지고 있는데도 왜 그런가? 남의 단점만 보고 남의 장점은 보지 못하는 것도 자기의 단점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남의 단점만 자꾸 본다면 다른 사람들도 나의 단점을 보게 될 것 아닌가? 나의 눈으로 남의 장점을 보도록 힘써야 한다. 남의 장점을 보아야 남의 장점을 말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아라고 한 것은 입으로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고 남의 좋은 점을 말하라는 것이다. 남의 허물을 말하는 것은 먼저 귀로 듣고 눈으로 본 것을 말하는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다.
남의 허물 듣지도 말고 보지도 말고 말하지도 않는 것이 거의 군자라고 하였다. 군자가 다 된 상태이다. 군자란 완성된 인물됨이라 할 수 있다. 품격이 높은 사람이다. 인격이 좋은 사람이다. 사람다운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배우는 학생들은 공부만 잘하는 것으로 만족하면 안 된다. 좋은 사람이 함께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듣는 것도, 보는 것도, 말하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 남의 잘못, 남의 허물, 남의 단점들을 말하는 습관을 기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남의 좋은 점, 남의 장점, 남의 잘하는 점을 듣고 보고 말하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할 수 있도록 결심하고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면 한 것만큼 좋은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