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광명역 KTX 탈선 사고의 원인이 조이지 못한 7㎜너트라고 한다. 탈선 열차에 대통령 전용 칸이 있었다는 기사도 나오고 제대로 조이고 검사하지 못한 ‘코레일 직원의 실수’라는 기사를 보았다. 선로전환기 교체 과정에서 너트 하나가 제대로 조여지지 않았다는 것. 용역업체와 코레일 직원, 관제센터의 어이없는 실수의 연속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속도를 줄이지 않았으면 대형 참사로 엄청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더욱 큰 손실은 KTX가 대내·외 철도는 안전하다는 믿음과 신뢰성이 깨어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한번 깨어진 신뢰를 다시 얻어내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기초가 부실하면 큰 재앙을 초래한다는 것을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기초 자체는 복잡한 것도 아니고 힘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 기초를 등한시 하여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는 것을 수도 없이 많이 보아왔다.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 대구지하철 참사나, 성수대고, 상품백화점 무너진 것도 모두가 기초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주 사소한 문제라 여겨 대충하거나 지켜야 할 운행 수칙을 지키지 않았으며, 나사를 조이고 용접을 부실하게 하여서 기둥이 견딜 수 있는 하중을 생각하지 않고 설계 변경을 하였기 때문에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기초교육이 실행되지 않는 것은 교사나 학생, 학부모 모두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정도는 다 알고 있는 것으로 안이하게 인식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 기초 교육은 대부분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 완전히 자동화되도록 각인, 배운 것이 무의식적으로 행동으로 나오도록 되어야 교육이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금의 교육의 위기, 즉 공교육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우리 교육의 위기는 교육의 목표가 잘못되었기 때문도 아니고, 노력을 적게 해서도 아니다. 다만 학교교육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중등교육법을 살펴보면 동법 제38조 초등학교는 국민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초등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마찬가지로 동법 제41조와 제45조를 살펴보면 초등학교나 중학교 교육을 기초로 하여 중학교 및 고등학교 교육목적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초·중등 교육목적을 살펴보면 한결같이 기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공교육의 정상화는 기초기본 교육을 충실히 해야 한다든지, 기초를 다지지 않으면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으며, 창의성교육이나 영재교육도 중요하지만 기초교육이 제대로 된 바탕 위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이야기 한다. 기초 교육이 되지 않는 것은 교사가 그 내용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정작 그것을 철저히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모태범 선수는 2010년 동계 올림픽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이 금메달은 대한민국에서는 쇼트트랙 이외의 종목에서 처음으로 획득한 값진 것이었다. 모태범 선수는 2009년 1월 22일 일기에 ‘기초가 제일 중요하다’고 적고 있다. 얼마나 중요하였으면 기초를 괄호로 표시하고 별표까지 해 놓았을까. 그야말로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나타내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경쟁을 하다보면 해당분야의 최고인 사람들이 보여주는 휘황찬란한 연기나 모습을 동경하며 그대로 따라 하려는 속성이 있다. 그들이 그런 경지를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모두가 튼튼한 기초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을 바로 잡으려면 기초교육이 필수다. 기본 개념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는 응용능력 창의력을 키워주는 논리, 경영의 기초, 통치의 기초, 예술의 기초 등 모든 분야에서 기초기본에 충실할 때 최고의 전문가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마다 기초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부르짖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의 인성과 지성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초 기본 교육에 더욱 충실해야 이루어지는 것이다. 역사를 새로 쓴 주역들의 교훈을 되새기며 기초기본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