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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우리는 그동안 학력 지상주의에 매달려 학부모의 교육열정으로 오로지 최고를 부르짖으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학력을 위해 전 영역에 걸쳐 모두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최고의 명문대학 입학을 위해 학생의 특기와 적성은 생각하지 않은 채 교과 성적 올리는 데에만 전심전력했다. 우리나라에서 안 되면 세계 어느 곳이라도 유학을 보내어 성취에 올인을 하며 살아왔다. 학생 개개인의 수준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붕어빵을 찍어내 듯 똑같은 틀의 교육과정으로 한 줄 세우기에 급급하였던 것이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09에서도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력은 세계적으로 최상위 수준이다. OECD가 총 6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나라의 학생들의 성취수준이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2010년 12월 발표) 즉, 영역별 국제 비교 결과 국어 1위, 수학 1위, 과학 3위 등 세계 1위의 학력평가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학자들은 기실 놀라운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성과에 비해 투자한 시간이 너무나 많고, 교과 흥미도 면에서는 최하위를 나타내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영재들이 모여 있다는 카이스트에서 대학생들이 잇따라 자살했다. 올 들어 3명이 목숨을 끊었다. 개인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공부 스트레스가 자살의 주원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인 것 같다. 그들의 가정은 집안의 인물을 잃었다는 슬픔으로 얼마나 삶이 허망할 것이며, 불행에 휩싸여 생활할 것인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뻔하지 않은가.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은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오다 보니 우리는 여러 곳에서 부작용을 겪게 된다. 한 마디로 경쟁으로 인하여 투쟁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조금 양보하면 지는 것이고, 지면 인생낙오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교육도 모두 내가 너를 딛고 일서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논리에 젖어 있다. 이번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36개국 청소년의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지표를 계산한 결과 한국 청소년이 경쟁 위주의 입시 교육 영향 때문에 ‘남과 더불어 사는 능력’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이 1점 만점에 0.31점으로 35위에 그쳤다고 3월 27일 밝혔다. 또 청소년 범죄를 살펴봐도 만 19세 미만의 소년범죄가 급증하고 있고 범행수법도 흉포화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소년보호사건은 2004년 2만2810건에서 2009년 4만8007건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제 잠시 달리기를 멈추고 우리가 서 있는 위치를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가 너무 경쟁적으로 한 줄로 줄 세우기에 전력투구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자기 자신 보다는 남에게 이상적이고 멋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집착할수록, 그 사람의 삶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삶보다는 타인의 눈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려하기 때문에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없다. 세상은 변했다. IQ 라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재능을 평가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에 의하면 사람들은 IQ 외에 논리, 수학, 언어, 공간, 음악, 운동, 인간친화 등 다중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중 자기 자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 평생 즐기면서 갈고 닦을 수 있는 꿈을 찾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자녀 스스로 행복한 삶,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으로 교육의 목적이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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