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정상하다’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단어는 젊은 층에서 많이 쓰고 있지만, 텔레비전에도 자주 보인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감수성(城)’이다. 이 코너는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았다. ‘감수성’은 감수성(感受性) 많은 사람들이 사는 감수성(城)에 관한 이야기로, 우리나라 병자호란의 역사적 배경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매번 오랑캐(김지호 분)가 잡혀 온다. 잡혀온 오랑캐에게 정보를 캐내면서 취조를 하는데 이때 몸 개그가 웃음 폭탄을 안겨준다. 이 순간에 오랑캐 김지호는 우스꽝스러운 학대를 받으면서 ‘빈정상했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은 어쩌다 나왔겠지 했는데, 매번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도 바지가 벗겨지면서 이 말이 나왔다. ‘빈정상하다’는 ‘마음이 상했다.’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빈정거리다’
남을 은근히 비웃는 태도로 자꾸 놀리다. ≒빈정대다.
- 그는 나에게 겨우 그런 학교에 입학했느냐고 빈정거리면서 은근히 무시하였다.
- 그의 말을 빈정거리지만 말고 귀 기울여 잘 들어 보아라.
- 땅을 사지 않고도 땅을 차지할 사람들을 시기하는 마음에서 지주나 다름없이 토지 개혁을 빈정거리는 자들도 있었다(이태준, ‘농토’).
이처럼 ‘빈정거리다’는 남을 대할 때 생기는 나쁜 감정이다. ‘빈정상하다’는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나타낼 때 쓰고 있다. ‘빈정상하다’는 ‘빈정거리다’의 어근 ‘빈정’에 ‘상하다’라는 동사가 합성되어 만들어진 단어다. 사전에 따라서는 ‘빈정이 상하다(남의 언짢은 언행으로 기분이 나빠지다)’라는 문장 구조의 예시를 두고 있기도 하지만, ‘빈정상하다’라는 합성어는 합의되지 않은 단어다.
‘부문’과 ‘부분’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두 단어의 뜻을 사전에서 검색하면,
‘부문(部門)’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거나 나누어 놓은 낱낱의 범위나 부분.
- 중공업 부문
- 자연 과학은 여러 부문으로 나뉜다.
‘부분(部分)’
전체를 이루는 작은 범위. 또는 전체를 몇 개로 나눈 것의 하나.
- 썩은 부분을 잘라내다.
- 행사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하다.
문화·예술·학술 등에서의 각 분야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부문’이라고 해야 한다. 연말에 각 신문사에서 신춘문예를 공모 할 때도 각 시, 소설, 수필 등 부문별로 한다. 마찬가지로 ‘5월13일(현지시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이 공개됐다(한국경제 연예 2011년 5월 16일)’라고 한다.
○ 2007년 5월 16일 개막될 제60회 칸국제영화제의 경쟁부분에 김기덕 감독의 <숨>과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나란히 공식 초청됐다(무비스트 - 3D와 만나는 No.1 영화포털 2007년 4월 20일).
○ 베를린 영화제(감독상 김기덕)와 칸 영화제(심사위원대상 박찬욱 감독 <올드보이>)에 이어 베니스 영화제까지 석권한 한국 영화는 올 한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주요 부분상을 모두 수상하는 저력을 보였다(씨네서울, 2004년 9월 13일).
여기에 쓰인 표현은 모두 ‘부문’이라고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제를 하거나 연말에 가요나 연기 등에서 시상식을 많이 한다. 그때마다 진행자들은 ‘부문’이라고 해야 할 때 ‘부분’이라고 얼버무려 발음하는 경우가 있다.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