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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세계의교육> 美, 이라크戰 토론 열기

교사들 "중립은 힘들어"…방침 어기다 징계


이라크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초중고에서도 전쟁에 대한 토론으로 뜨겁다.

현재 공립학교 상당수 교사들은 이라크전의 학급 토론과 민감한 이슈에 대한 관할 학군의 방침, 가르치는 교사 자신의 개인적인 입장 사이에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교육 매거진 '에듀케이션 위크' 최근호가 이 같은 갈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물론 교육 전문가들은 교사들에게 전쟁이나 낙태 등 민감한 이슈의 경우 교사 개인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말도록 조언하고 있다. 전국사회과학위원회(NCSS)의 회장을 지낸 미네소타주 메이플 그로브의 릭 테이센 교육 분야 컨설턴트는 "학생들로 하여금 뚜렷한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실제 교사가 이처럼 철저히 중립을 지키기는 힘들다. 뉴저지 앨렌데일의 노던 하일랜드 리저널 고교의 사회과 제임스 헬위그 주임 교사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자유가 교사에게는 있다"고 말한다. 그는 "교사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못하는데 어떻게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 발표를 유도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현재 대부분의 학군에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이슈에 대해 교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관련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들 정책은 교사가 학생들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도록 지도하고, 학생의 모든 의견들을 존중하는 수업 분위기를 유도하도록 지침을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몇몇 학군의 경우 이라크 전쟁 직후 교사들에게 교사 스스로의 견해를 밝히지 말도록 하는 '엄격한' 의무규정을 정했다. 그런데 일부 교사들은 이 같은 학군의 규제 방침에 반발하거나 아니면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수업을 이끌고 있다. 이러다보니 전쟁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핀을 옷에 꽂은 콜로라도주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부모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다.

뉴멕시코주의 알버케크 학군 측은 학급에 비치해둔 '이라크 전쟁 반대'라는 작은 사인을 없애라는 학군의 요구를 거부한 교사 2명을 정직시켰다. 정직 사유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균형잡인 시각을 보여주어야 하며, 수업이 끝난 후에는 특정 입장을 옹호하는 사인이나 물품을 교실에서 치우도록 요구한 사항을 어겼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정직 당한 리오그란데 고교의 카멜리타 로이발 교사는 "학교측이 학생들의 군입대를 소개하는 주니어 ROTC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알리는 행위는 전쟁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다"며 "교실에 놓아 둔 해당 물품은 전쟁을 부추기는 이 같은 분위기에 균형을 맞추기 위한 반응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로이발 교사는 "토론시간에 나는 반전 입장에서, 수업에 초청받은 다른 동료 교사는 전쟁 옹호 입장을 각각 개진, 학생들이 균형 잡힌 입장을 갖도록 도왔다"고 강조했다. 최근 알버케크 학군은 로이발 교사에게 복귀 여부를 추후에 서신을 통해 알려주겠다고 통보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지역 등 일부 학군의 경우 전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또 뉴욕시를 비롯해 오리건, 시카고 등의 교사 노조들은 전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테이센 교육 컨설턴트는 "민감한 이슈에 대해 교사가 중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민간인 사망자수 등 전쟁의 여파 등 현실에 대해 학생들이 둔감한 경우가 많다"며 "내가 학생들을 가르쳤던 베트남전 당시 온몸에 부상당한 한 미군의 갈등을 보여준 반전 영화 'Johnny Got
His Gun'을 학생들에게 보여준 일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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