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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확대경> 업무보고 '합격점' 교육부 자평


9일 있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주요업무 보고를 마친 교육부는 요즈음 생기가 가득하다.. 대통령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는 자평 때문이다.

업무보고를 하기 전, 부내를 감돌던 냉랭함이나 위기감 같은 것은 아침햇살의 안개가 되었다. '참여정부' 출범 후 첫 실시되는 업무보고를 앞두고 그 동안 교육부는 살얼음밟기를 계속해왔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타스크 포스팀을 구성했으며 예상 시나리오도 수십번 썼고, 거친 독회수만도 헤아리기 어렵다.

지난 대선기간 동안 첨예하게 대두되었던 '교육부 폐지론'같은 부정적인 여론, 그리고 대통령직인수위가 제기했던 강도 높은 교육부 개혁안 등이 이번 업무보고에서 어떤 형태로 재연될지를 놓고 노심초사를 했던 것이다.

더욱이 최근 연이어 돌출된 현안들이 교육부로선 '불의 기름'같은 것들이었기 때문에 일부 부처처럼 대통령의 불호령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더욱 팽배했었다. 여기에 윤덕홍 부총리, 서범석 차관을 비롯한 주요간부들이 처음 겪는 업무보고였으니….

그러나 교육부의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노 대통령은 시종일관 교육부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 '아픈 매는 먼저 맞는다'는 심정으로 업무보고의 맨 앞줄에 내세웠던 교육부 혁신안에 대해서 대통령은 "정신차리고 잘 하라"는 격려성 발언으로 넘어 갔다.

교육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수행할 혁신기구의 설치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오히려 교육부가 안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고양이보고 어물전 지키라는 꼴'이 되었다며 교육부개혁은 이제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교육계 논란을 의식한 듯 노 대통령은 "많은 개혁과제가 일부 교원들의 저항에 부딪혀 저지되는 것은 매우 우려된다"면서 교육부가 소신을 갖고 당당하게 처리하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은 보너스까지 보태주었다.

교육부가 부총리 부서로 승격한 후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며 인적자원 관련 정부부처를 총괄해 달라는 당부까지 했다. 타부처에 대한 교육부의 우위를 대통령이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이 날의 보고회는 20여분의 브리핑과 70분의 토론으로 일정이 짜여져 있었으나 예정시간을 20분여 초과해 끝이 났다. 업무보고 후 교육부 간부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 맞으러 갔다가 떡 받아먹고 온 모양새였으니까.

교육부는 곧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직진단을 실시한 뒤 이를 근거로 올 상반기 중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조직개편 내용에는 국·과장급의 직위공모제 확대실시, 교육행정직렬 폐지, 다면평가의 확대실시 등이 포함된다. 이에 앞서 이 달 하순경 본부와 지방 국립대 사무국장·부교육감을 포함한 대규모 간부급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교육부의 '희색'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표정은 '무엇 씹은' 모습이다. 화살은 청와대로도 날아간다. 이 정도 하려고 그런 서슬을 피웠나하는 반응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섣부르게 안도할 계제는 절대 아니다. 진짜 무서운 이는 노무현 대통령보다 교육부 개혁을 바라는 '국민대통령'이란 사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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