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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한글전용은 진정한 국어사랑이 아니다

한글날이 지나갔다. 한글은 가장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소리글로서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모두 인정하는 우수한 글이다. 서양에서도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훈민정음의 제자(制字)원리는 송나라의 성운학(聲韻學)과 명나라의 성리학(性理學)의 배리학설(背理學說)의 원리를 바탕으로 글자가 만들어 졌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 한없이 위대하고 존경스럽다. 이런 훌륭한 한글을 활용하여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더욱 발전시켜야 함은 우리 후손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한문을 사용했는데 한문의 조자(造字)원리를 보면 크게 의류상형(依類象形)과 형성상익(形聲象益)으로 나누고 의류상형(依類象形)은 다시 상구체지형(象具體之形) 즉 상형자(象形字)와, 상추상지형(象抽象之形) 즉 지사자(指事字)로 구분하며 이는 독체라 하여 문(文)이 되었다.

형성상익(形聲相益)은 형형상익(形形相益) 즉 회의자(會意字)와, 형성상익(形聲相益) 즉 형성자(形聲字)로 구분하여 이를 합체(合體)로 자(字)가 되어 문(文)과 자(字)는 서로 다른 것인데 오늘날 합하여 문자(文字)라고 한다.

한자(漢字)의 연원은 약 6000년 전 중국의 서안(西安) 반파(半破)유적지에서 출토된 도자기의 부호 즉 도부(陶符)가 한자의 시(始)로 보고 있다.

1899년에 발견된 갑골문(甲骨文)을 한자의 시작으로 은나라 때 약 3,400년 북방족(몽고족)을 동양문화의 근원으로 보고 있다. 은(殷)나라 갑골문에서 동이(東夷)가 나온다. 이(夷)는 큰활 이자(夷字)로 오랑캐로 쓰면 우리조상을 욕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자는 동이족(東夷族)이 만들어 사용한 글이라는 학자(진태하 인제대석좌교수)의 주장을 중국의 석학들도 인정하고 있으므로 한자를 차용문자(借用文字)로 외국어로 취급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글도 한자의 뜻을 음(音)으로 표기한 글이고 우리글 중에는 한자 어휘가 70%이상이기 때문에 한자로 표기하지 않고 한글로만 글을 쓰면 그 뜻을 정확히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국어는 (한글+漢字)를 함께 사용해야 하는 것이 넓은 의미의 국어 사랑이지 한글전용만이 국어 사랑이 아닌 것이다.

한글전용 정책은 30%의 한글사랑이므로 한자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세종대왕께서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한글이 쉬운 글이라고 한글전용(專用)만 고집하면 우리나라는 결코 문화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세종대왕께서는 한자의 음을 정확히 쓰기 위해 한글(훈민정음)을 창제하셨지 한글전용을 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첫째, 한글이 편리하다고 소리글만 사용하고 어린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는다면 글자는 읽을 줄 알아도 그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게 되어 독해력(讀解力)이 떨어지게 된다.

둘째, 한자는 글자가 많다고 하는데 기본자는 약 300자만 공부하면 나머지는 응용하여 알 수 있고 글자의 뜻을 이해하면 그 속에 우리민족의 생활풍습과 지혜가 숨어 있기 때문에 효(孝)와 인(仁)을 바탕으로 하는 인성교육이 저절로 된다.

셋째, 한자 공부를 외면하고 한글전용만 하면 우선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고전(古典)을 읽어야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 시킬 수 있고 사고(思考)의 깊이가 있어 훌륭한 작품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세계적인 작가도 배출 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우리나라는 소리글인 한글과 뜻글인 한자를 공유하고 있는 문자여건이 가장 좋은 나라로 세계에서 유일하다. 한글과 한자를 조화롭게 사용하면 문화선진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자를 바탕으로 한글이 창제되었듯이 새것은 옛것에서 탄생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은 만고불변의 법칙이다. 옛것이라고 모두 버리면 새로운 것은 나올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면서 한글과 한자가 조화를 이루는 문화선진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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