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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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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무대 돋보기> TV동화 행복한 세상

'행복'은 당신 곁에...


교통사고로 두 눈을 잃고 절망에 빠져 지내는 한 남자가 병실에서 꼬마숙녀를 만난다. 밝고 명랑한 소녀는 그의 단짝 친구가 되고 "아저씨와 결혼하겠다"며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그후 그 남자는 퇴원하고, 안구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전화를 받고 달려간 병원에서 기증자가 보냈다는 편지를 받는다. "아저씨, 나 아무래도 아저씨랑 결혼은 못할 것 같아. 그러니까 눈 할래"(꼬마의 편지)

엄마가 이혼한 뒤 점점 반항아가 돼 가는 10대의 딸.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늦도록 술을 마시고 큰길에서 소란을 피우다 경찰서에 잡혀간다. 애간장을 태우며 달려간 엄마에게 "제발 상관 마. 내가 어떻게 살든!" 그리고 이어지는 "가족? 흥 그게 뭐야. 다 필요 없다구" 엄마의 가슴엔 대못이 박힌다. 열 여덟 살 되던 생일날, 엄마는 딸아이를 위해 선물을 포장하고 편지를 쓴다. "이 돌의 나이는 20억 년이란다. 내가 널 포기하려면 아마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겠지"(20억 년의 사랑)

극단 떼아시네의 'TV동화 행복한 세상'(5월18일까지 문화일보홀·사진·02-741-9723)의 원작은 누구나 한번쯤 본 적이 있는 5분 짜리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임에도 때론 보는 이의 콧잔등을 시큰하게 하기도 하고, 때론 마음을 훈훈하게 감싸안으며 일상의 작은 행복을 가슴 뭉클하게 느끼게 해준 TV 인기 프로그램을 무대로 옮긴 것이지요.

연극은 원작 220여 편의 에피소드 중 6개를 골랐습니다. 각각 따로 떨어져 있는 옴니버스 극이지만 '…행복한 세상'은 전체적으로 묘한 통일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 것은 바로, 사람에 대한 '사랑'과 어려운 가운데 주고받는 따뜻한 마음에 대한 '감동'입니다.

딸 부잣집에 태어난 막내딸에게 보내는 부모님과 언니들의 사랑, 눈먼 어머니가 차려준 생일 상을 받아든 친구들,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결함 때문에 상처를 줄까봐 멀리서 바라만 보는 바보 같은 사랑 등등. 내 마음 속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있던 있던, 그런 이야기들을 '…행복한 세상'은 다양한 연극형식으로 풀어냄으로서 우리의 가슴을 조금씩 젖어들게 만듭니다.

"따뜻한 면이 없어 가족간의 사랑을 연출하는 데는 적격이 아닌 것 같다"며 연출제의를 고사했던 연출자 임형택 씨 마저 울리고 말았다는 '…행복한 세상'. 반년 넘게 롱런하고 있는 그 인기의 비결은 '순수한 감동' 이 아닐까요.

"이 돌의 나이는 20억 년이란다. 내가 널 포기하려면 아마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겠지"

묵직한 돌덩이처럼 마음을 눌러오는 엄마의 사랑 깊은 한 마디. 그 한 마디야말로 우리가 찾아 헤매온 가슴 따뜻해지는 '행복' 일 것입니다.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일찍이 우리에게 알려주었듯, 행복은, 바로 당신 옆에,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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