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 아이들과 첫 만남에서 아래와 같이 수업 방향을 소개하고 1년을 시작합니다. 아래는 아이들에게 유인물로 배부한 내용입니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평생 공부를 해야 합니다. 즉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 이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도 이렇게 바꿔야 합니다.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선생님이 여러분과 수업하면서도 이 점에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선생님의 역할은 여러분이 발전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르치는 것보다 여러분이 배우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겠습니다. 학교(學校)라는 말도 생각해 보세요. ‘학(學)’이지 않습니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배우는 곳입니다. 조지 레너드라는 사람은 ‘인간이란 배우는 동물’이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위대한 교사는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위대한 학습자를 기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위대한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여러분과 수업할 때 3단계로 진행합니다. 첫 번째 단계로 10분 동안 수업 설계를 합니다. 지난 시간 배운 내용을 떠올려 보고, 오늘 학습 목표는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습 구성 내용을 대강 훑어봅니다. 학습 내용 확인과 양도 예측합니다(흔히 진도라고 합니다).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노트에 기록을 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새롭게 공부할 내용을 관련시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한 점검입니다. 모든 일에는 준비를 하듯 이 단계는 학습 준비(예습) 단계입니다.
이 단계는 예습이라고 한 것처럼, 집에서 해 오면 좋습니다. 공부하면 흔히 복습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예습도 중요합니다. 복습은 수동적, 방어적이라면 예습은 적극적 의미의 학습입니다. 따라서 준비 학습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첫 번째 단계가 주로 여러분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었다면, 두 번째 단계는 선생님과 함께 합니다. 이 시간에는 선생님이 학습 내용을 설명하고 여러분은 주로 듣게 됩니다. 들으면서 준비 학습(예습)하는 동안 궁금했던 것을 해결합니다.
국어 지식 분야 등을 수업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선생님이 일방적인 설명을 하지만, 글 읽기와 말하기 등을 할 때는 여러분이 적극적인 활동을 합니다. 수업 중 선생님은 수시로 발문을 합니다. 혹은 여러분이 수행할 과제를 제시 합니다. 이에 대해 여러분은 발표할 내용을 자기 노트에 정리 합니다. 발문과 과제에 대한 답을 기록했다고 생각하면 여러분 중에 서너 명을 지명하여 발표합니다. 이때 여러분은 발표자의 답을 자신의 답에 댓글 형식으로 계속 적어 갑니다. 그리고 자신의 답과 차이는 무엇인지 스스로 기록합니다.
이렇게 발문과 과제(간혹 텍스트를 읽기 후 주제문 쓰기 등을 제시함)에 대해 발표(상황에 따라 토론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음)를 하고, 발표한 내용을 글로 정리합니다. 이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면, 수업의 완결성은 물론 사고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또, 학급 전원이 노트에 자기 발표 내용을 기록했기 때문에 전원이 발표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추상적인 생각을 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옮겨 적었기 때문에 정확한 자기주장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글로 적어서 발표하게 되면 발표가 서툴거나 익숙지 못한 학생도 긴장하지 않고 차분하게 자기 발표를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수업 시간 주인공은 누구입니까. 선생님입니까. 아닙니다.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 빛나는 주인공입니다. 선생님은 조연일 뿐입니다. 주인공인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감동의 드라마를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강의를 듣기만 하면 5%를 기억한 것에 비해 다른 사람을 가르치거나 직접 활용하면 90%를 기억한다고 합니다. 준비 학습 단계에서 질문 만들기, 배울 내용에서 모르는 것 밑줄 긋기, 적극적인 노트 작업은 수업을 직접 활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업의 마무리도 중요합니다. 시간은 약 5분입니다. 이 단계를 선생님은 복습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수업 목표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학습 내용을 완결된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나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만들어 내면 기억이 오래 남습니다. 따라서 공부한 내용을 그림이나 도표로 만들어 봅니다. 개념에 대한 학습 내용은 다음 학습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철저히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배운 내용이 타당한지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 의문을 가져 봅니다. 그리고 배운 내용을 다른 과목에 관련시켜봅니다. 이 학습이 곧 사고력, 창의력, 비판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노트 정리도 구조화해서 사용합니다. 상단에 학습목표와 일기 쓰기를 합니다. 일기 쓰기는 세 문장 정도합니다. 일상에서 혹은 학습 중에 일어난 느낌을 적습니다. 자기 암시를 위한 문장을 써도 됩니다. 그리고 예습, 수업, 복습 단계의 칸을 나누어 노트 정리를 합니다.
교실은 무엇을 가르치는 것보다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스스로 고민하는 공간입니다. 이 속에서 여러분은 배움을 실천합니다. 배움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쾌락입니다. 특히 학생으로서 배움을 소홀히 하는 것은 자신의 인권을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배움은 인권의 중심이자, 우리의 삶입니다. 우리 모두 배움의 프로가 됩시다. 배움의 달인이 됩시다.